[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지구와 일촌 맺기

입력 2020-07-20 06:30:00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로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인 그레타 툰베리. 2018년 8월, 뜨거운 어느 금요일에 그레타는 학교 대신 국회 의사당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1인 시위로 시작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는 현재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거대한 환경 캠페인이 되었습니다. 지금 기후 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는 것이라고 말하는, 미래 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 더 나은 지구를 만들기 위한 물건들의 대활약

박경화의
박경화의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 표지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의 저자는 일상 속 물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저자는 환경 역습의 시대를 사는 인류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곰곰히 돌아봐야 할 것은 바로 그간 무심코 사용해온 일상 속 물건들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들 중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은 무엇이고, 이 물건들이 어떤 방법으로 지구를 살리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담아냈습니다. 10가지 물건은 스테인리스강, 금속 젓가락, 재사용 가게, 야생동물, 패시브 하우스, 종이, 공원, 자전거, 적정기술, 태양전지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대표적인 환경 문제들, 즉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등은 대부분 인류가 지나치게 많은 물건을 너무 헤프게 사용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들입니다. 네덜란드의 화학자인 파울 크뤼천은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를 이전과는 다른 지질시대인 '인류세'로 구분했습니다.

인류세란 인간이 원인이 되어 생물 대멸종이 발생하는 지질시대라는 뜻인데요. 각종 개발과 무분별한 소비 등과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 많은 생물종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놓였고, 인류는 갑작스러운 기후변화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수많은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안고 있는 수많은 환경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거창한 환경운동이나 어려운 실천이 아니라 지구를 살리는 나만의 물건 목록을 직접 만드는 데서 시작해보자고 제안합니다. 책에는 물건과 관련된 현재의 논쟁거리를 알 수 있는 신문 기사 형식의 '지구일보'도 실려 있어 부모와 아이, 선생님과 학생, 또는 친구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들으며 토론을 하기에도 유용합니다.

◆ 기후 재난의 미래와 실제를 고민하기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의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의 '2050 거주불능 지구' 표지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기존의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책을 펼치면 가장 놀라운 것이 '서문'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작가는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재난을 언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기후 변화의 실질적 재난을 긴급하고도 절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런 구성을 취했습니다.

또, 놀라운 것은 기후변화를 '자연재해'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으로부터 동떨어진 곳을 '자연'으로 분리하고 동물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식의 감성적인 접근은 오히려 기후변화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합니다.

여기선 오늘날 우리가 자연과 얽혀들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류세'에 직면했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기후변화야말로 인간이 자신의 문명을 파괴하는 행위이자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대량 학살의 범죄임을 명백하게 밝혀냅니다.

저자는 먼저 시장 중심적이고 소비적인 태도로만 일관했던 여타의 환경 운동을 비판하며 화석 연료로 뒷받침됐던 자본주의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도 비판합니다. 몇몇 똑똑한 사람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합니다.

책은 이런 생각을 보여주기 위해 '인류 원리'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구'와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 온 인류와 지구를 한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관점으로 안내하는 것이지요.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손주들이 우리를 욕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꼭 이 책을 읽어라'라고 추천사를 썼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알고 실천을 멈추지 말아야겠습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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