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KOIA)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대경경자청)이 새 기관장을 맞이했다.
두 기관장은 모두 대구시 간부 공무원 출신이다. 우선 진광식 전 대구시 자치행정국장(3급)이 이달부터 KOIA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최삼룡 전 대구시 시민안전실장(2급)이 지난 10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취임했다.
두 기관장 모두 대구시에서 헌신하며 쌓은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었지만 모든 사람이 결과에 박수를 친 것은 아니었다.
특히 지역 시민사회계로부터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낳았다. 두 신임 기관장 모두 퇴직을 앞둔 데다 경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통'으로 보기 어려워 인선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KOIA는 정부, 대구시, 관련 기업이 설립한 기관으로 대구시가 운영비와 사업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고, 대경경자청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지방자치단체조합으로 시도가 번갈아 가며 청장 인사권을 행사한다. 2014년 권영진 시장이 취임사에서 "대구에서만큼은 '관피아'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무색한 상황이 됐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엔진이 돼야 할 경제 관련 기관장 인선이 이 같은 잡음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지역 경제계 반응도 있다. 정작 이 기관들이 설득하거나 협력해야 할 사람들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정부 관계자나 관련 산업계 종사자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선택이란 지적이다.
인선 결정 과정에서도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결과가 뒤집히진 않았지만 퇴직을 앞둔 공무원이 올 자리가 아니라는 여론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공식적으로는 대구경실련이 먼저 KOIA 원장 인선 직후 성명을 내고 비판에 나섰다. 대구경실련은 "안광학산업진흥원장 공모에 모두 16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심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다면 현 원장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임된 것이지만 지난 5월부터 돌았던 원장 내정설 등을 감안하면 공정한 경쟁의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 더구나 그는 안광학이나 경영 분야 전문가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대구경실련은 아울러 대구시 산하기관과 유관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지만 실제로 회의를 공개하는 곳은 거의 없으며,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여러 이유를 들어 공개하지 않아 외부에서 관련 정보에 접근할 방법이 없는 점도 지적했다.
물론 간부급 시 공무원이 유관기관장으로 옮기는 게 그 자체만으로 흠이 될 것은 아니다. 거대한 관료 조직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본 경험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고, 대구시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매끄러울 테다.
하지만 반대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이는 전직 대구시 고위 공무원이 수장인 조직을 대구시가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공무원들이 퇴직 후의 자리에 연연하게 되면 잠재적으로 공직사회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투명성 논란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무원 모시기'가 반복된다면 추후 유능한 인재의 지원을 저해하고, 빈약한 인재풀에서 기관장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지난해 비슷한 상황에서 대구시 출자·출연기관장 공모에 지원했다 떨어진 인물이 기자에게 남긴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저는 떨어져도 괜찮습니다만, 이런 인사가 반복되면 대구시가 정작 사람을 찾아 나설 때 우수한 자원을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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