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연 병무청 차장
[기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하는 병무서비스
조복연 병무청 차장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주창된 4차 산업혁명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도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 대정부 권고안'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와 함께 국민들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병무청은 2002년부터 병무민원상담소를 통해 전화 상담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람끼리 주고받는 소통 방식이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병무청의 주 고객인 20, 30대의 소통 방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화는 줄어들고 문자 메시지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고객들에게 어떠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까? 고민 끝에 병무청은 지난해부터 구축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채팅로봇(챗봇)을 활용한 병무 민원 상담을 이달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챗봇 '아라' 운영으로 휴일뿐만 아니라 새벽 시간까지 365일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궁금한 것은 언제든지 물어보고 상담받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상담을 받을 수 있기까지는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도록 AI에 많은 양의 학습을 시켰다. 특히 병무청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도록 2만여 개의 단어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입영영장'이라고 질문해도 '입영통지서'로 이해하고,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변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아라'의 응답률은 현재 95%로, 서비스 기간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공인인증서의 독점 효력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입영 일자 등 개인정보 조회나 민원서류 제출 시 필요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인증 수단이 요구되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위조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이다. 개인의 고유한 생체정보와 연계할 경우 안전성과 편리성은 배가 된다.
병무청은 블록체인과 생체인증을 융합한 분산인증체계(DID)를 구축하고 올해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병무청 DID는 은행 방문 없이 스마트폰의 병무청 간편인증 앱만으로 간편하게 본인 확인이 가능하다. 보안이 한층 강화됐고 최초 한 번만 본인 확인을 거치면 다시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과정 없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지문만으로 인증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휴대폰인증 대비 운영 예산이 25% 대폭 절감되는 효과도 거뒀다.
그동안 정부의 인터넷 보증 제도로 활약해온 공인인증서가 '인터넷 적폐'로 몰리며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콜센터' 또한 '컨택센터' 등으로 변신을 시도했으나 감정노동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적 환경 변화는 새로운 기술을 요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정부는 예전과 다르게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병무청도 변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병무청의 챗봇은 국내 챗봇 최초로 콜센터 전체 상담을 대체할 수 있는 첫 시도다. DID 인증 또한 정부기관 최초로 블록체인 생체인증을 적용해, 10만 건 넘게 서비스 중이다. 병무청에서 시작된 블록체인 기반 민원서비스는 앞으로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다양한 행정서비스로 활성화될 예정이다.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행정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과 자구 노력이 전보다 더욱 엄격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병역을 이행하는 의무자와 국민들의 목소리에 한층 더 귀를 기울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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