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 부동산·주식에 몰려 한은 고심
높은 금리 찾아 삼만리…상호금융 잔액↑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악화로 대출이 늘어나고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이 겹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사상 처음으로 3천조원을 넘어섰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광의 통화량(M2)은 3천18조6천억원으로, 처음 3천조원을 넘었다.
4월 한 달에만 34조원(1.1%)이 늘었는데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좁은 의미의 통화량(M1) 역시 4월 말(1천6조3천억원)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했다.
'실질 머니갭률'도 지난 1분기 8%대로 크게 뛰었다. 실질 머니갭률은 특정 시점의 실제 통화량(실질·M2 기준)과 장기균형 통화량 간 격차(%)를 뜻한다. 결국 현재 시중 통화량이 균형 수준보다 8% 이상 많다는 뜻이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한은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늘려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몰려 한은도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 측은 "코로나19 진정 시점에 유동성을 거둬들일 계획이었으나 진정되기도 전에 이렇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통화정책운용에서) 부동산 상황이 가장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은행 예·적금에선 연 1% 금리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곳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66조3천16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7조8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증가액(27조9천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72조153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13조7천억원 감소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예·적금에서 빠져나가 수시입출금 예금 등 즉각 현금화가 가능한 요구불예금 등으로 이동한 것이다.
반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곳에는 돈이 몰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상호저축은행의 4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총 68조1천534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4천억원 늘었다.
※광의 통화량(M2)=MMF(머니마켓펀드)·2년 미만 정기 예적금·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RP(환매조건부채권)·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뜻한다.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의 좁은 의미의 통화량(M1)과 연계되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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