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독제 알코올 함량 60%만 돼도 세균 박멸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 상황에서 알코올을 마시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유럽과 중동의 여러 나라에 퍼졌다. 이런 가짜 뉴스를 믿고 알코올을 마셨다가 병원에 실려가거나 죽는 일이 벌어졌다. 이란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하려고 메탄올을 마셔서 2천400명이 메탄올 중독 증세를 나타냈고 480명이 죽었다고 SBS에서 3월 30일에 보도했다.
술 판매가 금지된 이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메탄올로 밀주를 만들어 판 것이 화근이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하여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로 인한 문제가 불그지자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부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4월 14일에 발표했다. 특히 메탄올이 섞인 높은 도수의 술을 마시면 죽을 수도 있다고 유럽지부에서 경고했다.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 손소독제의 주성분이 바로 60% 이상의 알코올이다. 그런데 왜 에탄올은 괜찮은데 메탄올은 안되는 것일까? 왜 100%가 아닌 60% 이상 알코올을 사용하라고 할까? 살균소독의 과학적 원리를 하나씩 살펴보자.

◆에탄올은 OK!, 메탄올은 NO!
소주는 에탄올을 물에 희석해서 만든 화학주다. 마시면 기분 좋게 취하고 다음 날 머리가 조금 아픈 것 외에는 다른 부작용이 없다. 그러나 메탄올을 마시면 눈이 멀거나 죽을 수도 있다. 사실 에탄올이나 메탄올이나 둘 다 투명한 액체이고 알코올이어서 눈으로 보거나 맛을 봐서는 구분할 수 없다.
왜 에탄올은 괜찮은데 메탄올을 마시면 안될까? 우리가 소주처럼 에탄올이 포함된 액체를 마시면 몸속에서 알코올 산화효소에 의해 에탄올이 분해되어 아세트알데히드가 된다. 바로 이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에 우리가 소주를 먹은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아픈 것이다. 그렇지만 몸속의 아세트알데히드는 곧 알데히드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바뀐 후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없어진다. 그런데 메탄올이 포함된 액체를 마시면 우리 몸속에서 독성물질들로 분해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몸속에서 메탄올이 분해되어 생기는 포름알데히드와 포름산이 독성물질이다. 포름알데히드는 우리 몸속의 단백질을 딱딱하게 굳게 만든다. 메탄올의 치사량은 100~250 ml 정도이고 7~10 ml 정도만 마셔도 눈이 멀어 실명할 수 있다. 이처럼 해로운 메탄올이 공업용 알코올로 판매되고 있어서 이것을 이용해서 술을 만들어 마시면 큰 일 난다. 또한 메탄올을 희석해서 살균소독을 위해 실내에 뿌리는 것도 위험한데 그 메탄올 증기가 공기 중으로 휘발되어 이것을 호흡을 통해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어떻게 죽일까?
손소독제와 항균제의 주요 성분인 알코올이 어떻게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지 보자. 우리가 알코올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산기(-OH)가 붙어있는 탄화수소 화합물이다. 즉 메탄올(CH3OH), 에탄올(C2H5OH), 이소프로필알코올(C3H8O) 등이 있다. 이러한 알코올 성분이 세균에 닿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세균의 막을 녹이고 단백질을 변형시켜서 세균을 죽인다. 그리고 알코올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에 닿으면 바이러스의 외막 지질을 녹여서 바이러스를 죽여서 감염력을 없앤다.
◆소주나 양주를 부어도 살균될까?
영화에 보면 주인공이 쫒기다가 상처를 입으면 응급처치로 상처에 술을 붓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하면 과연 과학적으로 살균소독 효과가 있을까? 소주, 맥주, 포도주, 양주 등 우리가 마시는 술에는 알코올이 들어있어 상처의 살균소독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문제는 농도다. 알코올 도수를 보면 소주가 15%, 맥주가 4.5%, 포도주가 12% 정도된다. 센 술인 위스키도 4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살균소독을 위해서는 알코올 농도가 60% 이상인 용액을 사용하도록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보통 우리가 독한 술이라고 하는 술도 알코올 농도로 보면 20~40% 정도의 알코올 농도이므로 살균소독을 위해서는 너무 낮은 농도여서 효과가 없다. 술을 상처에 부으면 살균소독 효과가 없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첨가물들이 상처에 들어가서 상처를 자극하거나 세균증식을 부추길 수 있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술을 살균소독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왜 100%가 아닌 60% 이상 에탄올을 쓸까?
손소독제와 같은 살균소독 제품에 60% 이상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얼핏 생각하면 100% 알코올을 사용하면 훨씬 더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가 클 것 같다. 그렇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이것은 에탄올과 같은 알코올이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이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알코올이 세균에 닿으면 삼투현상에 의해 세균의 막을 뚫고 속으로 들어가서 알코올이 단백질을 응고시킨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세균이 죽는다. 만약 100% 알코올을 사용하면 알코올이 세균의 막에 닿자마자 빠르게 표면에 있는 단백질들을 딱딱하게 응고시켜 버린다.
이렇게 이미 딱딱해진 세균의 막은 에탄올이 세균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것을 오히려 방해한다. 그렇지만 70% 정도의 알코올 용액을 사용하면 알코올이 세균의 막을 뚫고 속으로 들어가 안에 있는 단백질들도 응고시키고 세균의 막 표면에 있는 단백질들도 응고시키기 때문에 세균을 확실하게 죽인다. 이와 같은 작용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것을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
◆40% 알코올도 살균소독 효과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60% 이상 알코올이 든 손소독제가 정말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와 관련한 연구를 독일 보훔루르대학 스테파니 교수팀이 진행하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간하는 신종감염병 학술지에 그 결과를 4월 13일에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한 방법대로 손소독제를 만들어 사스(SARS) 바이러스, 메르스(MERS) 바이러스,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4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넣어서 실험했다. 이 손소독제에 넣은지 30초 후에 4종의 모든 바이러스가 죽어서 활성이 없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연구팀은 손소독제에 알코올 농도를 40%로 낮춰도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인다는 것도 확인했다.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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