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보는 것 중 하나는 로봇이었다. 하늘을 나르고, 악당을 물리치고, 무거운 물건을 깃털처럼 가볍게 들어 올리는 그런 로봇 하나쯤 갖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나의 작품에 모티브가 되는 것은 유년의 추억과 그때 즐거워했던 상상들의 표현이다. 버려진 것들에서부터 이야기와 사연을 찾고 그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나의 작품 소재의 난로는 이런 상상들의 조합으로 이뤄진 것들이다."
온기를 상상하게 해주는 난로를 주제로 조각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최영관이 갤러리 오모크에서 난로작품을 포함한 조각 10여 점과 설치 작품 1점을 선보이는 '스팀 로봇'전을 펼치고 있다.
최영관은 온갖 철판, 철로 이루어진 사물들을 모아 그 단편을 결합했다. 폐기처분된 것들을 수습해 난로로 환생시킨 그의 작품들은 팔과 다리를 이어붙임으로써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했다. 난로통에 긴 팔을 덧댐으로 말미암아 쓸모없어진 난로는 스팀 로봇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앙증맞고 또 어찌 보면 유년시절 상상했던 로봇의 단면을 작가의 상상력과 영감을 통해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그 용도 폐기된 철들을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을 다니면서 사 모았다. 이런 작업을 흔히 '정크아트'(버려진 사물들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일) 혹은 오브제 작업 또는 철을 콜라주나 몽타주한 작업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최영관의 아버지는 철공장의 기술자였기에 그는 어린 시절부터 철과 친숙했고 그 철로 만든 난로는 그의 뇌리에 뜨겁게 남아 있었던 셈이다.
왜 스팀 로봇에 천착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면서 따뜻하게 하며 인생을 마감하는 것처럼 불이라는 매개체가 있어 따뜻함을 주는 난로의 이미지로 따스함과 훈훈한 인간상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최영관은 어쩌면 순수한 심미적인 차원에서만 작동하는 야릇하고 난해한 미술작품보다는 실제로 사용가능하고 사람들에게 온기를 제공하는 것을 선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예술은 인간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오는 15일(수)까지. 문의 054)971-8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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