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만나는 대구경북기업] (21)솔나라

입력 2020-06-07 17:09:03 수정 2020-06-07 21:36:39

"솔잎 1.2kg 증류해야 1캡슐…재구매율 90%"
경북 의성서 솔잎 주원료한 건강식품 등 30여가지 제품 개발

솔나라 신정화 대표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구민수 기자
솔나라 신정화 대표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구민수 기자

경북 의성에 자리 잡은 '솔나라'는 솔잎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공직 생활을 하던 신정화 대표는 40대 초반이던 2001년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신 대표는 "당시에는 솔잎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대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의성이 있는 경북 북부지역은 적송 군락지가 넓게 형성된 대표적인 소나무 생산지다. 신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한반도의 자생식물인 소나무와 솔잎에 관심이 많았다.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솔잎을 치료제로 많이 써왔고, 애국가 2절 가사의 주제가 소나무일 정도로 민족의 기상과 얼에 잘 어울린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지난 20년 동안 개발한 솔잎을 주원료로 한 제품은 30가지가 넘는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아로마 테라피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솔잎 증류 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은 피를 맑게 하며 고혈압, 당뇨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와 복용이 편하도록 솔잎 기름을 추출해 연질 캡슐에 담았다. 솔잎 1.2kg을 증류하면 1캡슐이 나온다.

에센스, 천연비누, 마스크팩 등 미백과 주름 개선 효과가 있는 기능성 화장품도 과거 의료시설이 열악한 시절 종기 치료에 사용됐던 '고약'의 주성분이 송진인 점에 착안해 개발된 제품들이다. 항균작용과 세포증식에 뛰어난 효능을 지녔다.

솔나라의 전체 매출은 미국, 베트남 등 유럽과 아시아 지역 수출이 80%를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수출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창업 초기부터 '수출이 답'이라고 생각한 신 대표는 경북도의 도움을 받아 해외 전시회, 무역사절단, 시장 개척단에 적극 참가했다.

1년에 절반을 외국에서 생활할 정도로 해외 마케팅에 열을 올리자 이제는 매달 해외 바이어 2팀~5팀이 직접 의성으로 찾아오게 됐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통한 제품 문의도 증가하면서 제품에 대한 자긍심도 늘었다.

신 대표는 "먹어보고 발라본 고객은 계속 연락하는 게 솔나라 제품의 특징"이라며 "재구매율이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솔나라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진 못했다. 하지만 신 대표는 달라진 보건환경 여건을 기회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솔나라는 올해 초 솔잎을 활용한 피톤치드 스프레이를 개발했다. 대장균, 폐렴균, 슈퍼 박테리아 등 99.9% 살균 기능도 입증했다. 전문 유통업체와 손을 잡으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게 신 대표의 생각이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생각에 매일 가슴이 두근댄다"는 그는 "해외에서 영업을 하다 보니 소나무의 영어 이름이 '일본 적송'(Japanese red pine Needle)으로 기록된 점이 가장 아쉽다"라며 "여력이 되면 국제 학술대회 등을 개최해서 '한국 적송'(Korean red pine)으로 이름을 되찾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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