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문의 빗발·상담 업무 폭증 "퇴근이 사라진 기분"
저학년 교사 "아이보다 학부모 눈높이 맞추게 돼"
20일 전국 초·중·고교 전체 학년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교사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온라인 학습이나 고충 상담 등 학부모 문의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특히 과제 제출, 서버 오류 시 해결 방법 등 기술적 부분을 묻는 업무가 폭증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한 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 A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학생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과목별 동료 교사들에게 받은 과제 미제출자 명단을 토대로 학생 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미진한 부분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A씨는 "맞벌이 가정 학생의 경우 스스로 학습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어쩌다 학부모와 전화가 닿으면 '할머니가 아프셔서 못했다', '동생을 돌보느라 바빴다' 등 가정사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전화 통화로 오전 시간이 다 간다"며 "매일 아침부터 학생 25명은 물론 학부모들과 통화까지 하면 상담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때도 있다"고 했다.
대구 남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사 B씨는 온라인 개학 후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나 문자로 퇴근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에도 학생들이 '서버가 다운돼 과제를 제때 제출하지 못했다', '과제를 꼭 다해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하는 탓에 집에서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예전에는 적어도 퇴근 뒤 반 아이들을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온라인 개학 후에는 출근과 동시에 온라인 학습 관리를, 퇴근 후에는 학부모들의 연락까지 받고 있다"며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 자체가 분리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 교사들은 학부모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생기는 고충도 적잖다. 수성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C씨는 "갓 입학한 어린 학생이다 보니 이들과 직접 전화 상담은 어려워 학습 안내나 과제 방법도 학생들의 눈높이보다는 학부모의 수준에 맞춰 안내하게 된다"고 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교사 간 비교에 대비해 문자 전송 횟수나 시기 등을 통일하기도 한다. C씨는 "맘카페나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서 옆 학교, 옆 반 교사와 비교·평가를 하기 때문에 사소한 안내에도 신경 쓰고 있다"며 "동료 교사들끼리 일주일에 보낼 문자 횟수 등을 정해놓는 것은 물론 알림장 문구까지 맞춰 보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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