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미 작곡가
작품을 쓰고, 글을 쓰다보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음악적인 부분이나 문장들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어떤 주제에 대하여 글을 쓰는 순간이면 항상 고정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바로 고정관념이다. 자신, 혹은 타인이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 속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내가 누군가를 고정관념 속에 가둬 놓고 그 사람을 오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서커스단에서 곡예를 시키는 코끼리가 작은 쇠사슬에 발이 묶여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코끼리가 새끼일 때 작은 쇠사슬에 묶여 훈련을 받았고, 그때 코끼리는 도망갈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인식은 평생 코끼리를 지배했고, 불가능이라는 인식이 각인된 코끼리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바로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함정이다.
우리의 삶에도 그러한 일은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과거의 실패가 각인돼 시도하면 할 수 있는 일에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시도조차 안하는 경우가 있고, 내가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 대해 어떠한 소문을 듣고, 혹은 일부의 사례만을 전해 듣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의식 속에 맹신하게 되고 고정관념으로 굳어져버린 것이다.
입증된 것도 자신이 경험한 사실도 아니면서 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을 갖게 되는 것은 그럴듯하게 포장된 거짓이거나 진실인 것처럼 뒤섞여 혼재되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정관념이 주는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음의 중요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위기나 난관에 부딪혔을 때 고정관념은 문제없던 사람을 한순간에 형편없는 문제아로 만들기도 하고, 그것을 꽤 오랜 시간 지속시키기도 한다.
같은 맥락으로 예술가들 고민의 공통점은 고정관념의 탈피에 있다. 작곡가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은 초연하는 날,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그 이유는 이제까지 듣던 아름다운 선율과는 다른 무용수의 기괴한 움직임과 작품 스타일 때문이었다. 현대음악 작곡가인 존 케이지의 4분 33초는 아무 소리가 없이 시간이 흐르는데, 음악은 꼭 소리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 우리의 고정관념에 벗어났기에 사람들의 야유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들의 예술을 보기 위하여 공연장을 찾고, 그 작품들은 후학들에게 예술의 표본이 되었다. 협화음들의 아름다운 소리만이 음악의 전부였던 시절이 지나고 불협화음의 등장이 존재하는 현대음악, 더 나아가 현대 예술이 지금처럼 성행하게 된 것은 고정관념의 탈피가 만들어낸 성과이고, 그것이 곧 새로운 길의 탄생이기도 하다.
이것은 곧 우리의 삶에서도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야할 앞으로의 모든 시간들 속에 고정관념으로의 탈피는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만나게 될 예술을 포함한 세상에서의 모든 새로움을 열어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고정관념의 탈피는 여러분에게 또 다른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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