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코로나19를 이기는 광고법

입력 2020-03-23 18:00:00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피가 마른다" 요즘 자영업자들의 심정이다. 2019년 한국은 전년 대비 2.0%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저성장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 중이다. 사람이 도는 곳에 돈도 도는데 지금은 그 혈이 막혀버렸다. 사실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처음이 아니다. 사스, 메르스 등 낯선 바이러스와 마주해왔고 그때마다 우리의 삶은 고통스러웠다.

자, 그럼 이제부터 우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막연히 코로나가 지나가길 바란다면 당신의 사업은 큰 희망이 없다. 남들 역시 그런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니까. 이때 기회를 포착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리겠다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칼럼에서 항상 밝혔던 것처럼 마케팅 아이디어는 새로울 필요가 없다. 아이디어는 늘 세상에 존재했고 우리는 그것을 우리 사업에 맞게 변형시키기만 해도 된다.

예를 들어, 외신들은 요즘 한국의 코로나 진료법에 대해서 극찬하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진료가 바로 그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드라이브스루는 없었던 아이디어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있었던 아이디어다. 한국은 그 아이디어를 진료에 접목했다. 내리지 않아도 되니 시간이 절약되어 더 많은 진료가 가능했다. 환자도 의료진도 편하니 일거양득이었다. 최초의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한국은 그것을 우리 상황에 맞게 지혜롭게 적용한 것이다.

포항시와 포항시어류양식협회 등은 강도다리회를 비롯해 문어, 아귀 등을 대면 접촉을 줄일 수 있는
포항시와 포항시어류양식협회 등은 강도다리회를 비롯해 문어, 아귀 등을 대면 접촉을 줄일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팔고 있다.포항시 제공

한국의 아이디어 적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포항시와 포항시어류양식협회는 다시 이것을 드라이브스루를 적용했다. 음식은 먹고 싶은데 식당에 가는 것이 꺼려지는 사람들의 불편 속에서 답을 찾은 것이다. 드라이브스루 형식으로 회를 포장해서 판매하는 전략이었다.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요즘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다. 포항시와 포항시어류양식협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고객이 보는 앞에서 수족관에 있는 강도다리를 썰어 고객에게 판 것이다. 싱싱한 횟감을 보여줘 소비자의 입맛을 돋우고 음식의 신뢰도까지 높인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SNS를 통해 전파되었고 3,000마리의 강도다리회가 3시간에 소진되었다. 오히려 코로나가 없던 때보다 훨씬 많은 회를 판매한 셈이 되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지금 불경기니까 움츠려있자는 생각으로는 영웅이 될 수 없다. 그저 폐업하는 수많은 브랜드 중 하나가 될 뿐이다. 불경기일수록 사람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주도면밀하게 사람의 특성을 관찰해야 한다.

사업주가 아니라 고객이 되어 봐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밖에 나가는 것을 꺼리고 모이는 것을 피한다. 이럴 때일수록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해 소비자를 더 편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마케팅 속에 감성적인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너도나도 어려운 시기라 감성적 스토리에 반응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들이 집에서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경험하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의식주가 담겨 있는 집에서 숨 쉬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당신의 브랜드를 녹여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에 지인이 보내준 네덜란드 속담에 필자는 큰 감동을 하였다. 이번 칼럼은 이 문구로 마무리 짓겠다. '태풍이 불면 어떤 이는 담을 쌓고 어떤 이는 풍차를 단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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