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제 그만! 대구동산병원 사람들

입력 2020-03-16 20:26:44

코로나19로 마비된 코리아

지역감염으로 초토화된 대구경북
세계적인 재난의료상황에서 더 빛이 난 대구경북의 의료진
힘내라 대구경북 메디시티 대구

◇권태형 동산병원 의사

▶소속과 근무 상황을 알려주세요.

-저는 대구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소속의 권태형 의사입니다. 소화기내과에서 근무를 하다가 이번에 저희 동산병원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이 되면서 지금은 코로나19환자만 보는 일을 전적으로 전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사태가 일어나고 나서 치료 투입에 들어갔나요?

-저는 대구동산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바로 투입이 됐고요. 2월 21일 ~ 22일 경이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의료진은 4명부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시스템도 잘 안 갖춰져 있었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안정돼서 의료진도 많이 공급이 되고 간호인력도 많이 투입돼서 지금은 처음보다는 많이 개선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이며 얼마나 근무하셨나요?

-2월 22일 거점 병원 진료를 시작하면서부터니까 거의 3주 이상 근무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원래 대구 동산병원 기존 의료진이 19명 근무하고 있고요. 그 외에 의무사령부, 공중보건의사, 외부 일반병원을 포함한 파견 인력 29명이 추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환자들과 함께 치료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가장 힘든 일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의사로서 제일 힘든 점은 일단 병원에 입원해있는 사람들이 확진 환자이기 때문에 전염의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쨌든 의료진이 전염이 되지 않고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를 평소 입원환자 보듯이 직접 가서 문진하고 진찰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많았고요. 처음 저희가 거점 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물리적으로 환자를 직접 보고 처방하고 상태를 관찰하는 간호인력, 의사 인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물리적으로 손이 많이 딸리고 의료진의 수가 부족한 게 가장 힘든 어려움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치료를 담당하고 계시는 의사선생님으로서 현재 대구의 상황이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상황이 여러 가지로 많이 나아졌습니다. 대구지역에서 처음에는 종교단체 위주로 환자 수가 많이 급증했고 기하급수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확진 환자가 늘면서 물리적으로 의료진이나 시설이 초기에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많이 힘들었어요. 지금은 급박한 와중에도 3주 안에 자원봉사자, 여러 일선에서 본업을 하시던 의사선생님들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투입됐습니다. 그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저희가 시스템을 빠른 시간 안에 잘 갖췄고 지금은 아주 안정적인 상태로 된 것 같습니다.

▶ 현장에 계시면서 직접 겪으셨던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들은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렇게 감염자 수가 일반적으로 많이 늘면서 사실 모든 사람들의 생활이 어려워졌고 일상적인 생활 자체가 직장 출근이라든지 아이들을 돌보는 문제가 다 어려워졌습니다. 그중에서 어떤 부부가 동시에 같이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저희 병원에 소아 환자도 입원해있고 소아과 선생님도 합류를 하셨기 때문에 소아환자를 볼 수 있는데 초기에 소아 환자를 여기서 볼 수 없었던 시스템적 문제가 있던 상황에서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둔 부부가 같이 입원을 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부부가 빨리 퇴원해서 아기가 시설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시설에 있는 아기를 돌보기 위해서 빨리 퇴원을 하고 싶어서 검사를 했었는데 계속 양성으로 나와서 빨리 퇴원을 못해서 안타까웠던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초기에는 아주 급속하게 환자가 증가하던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 WHO에서 팬데믹을 선언할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인 문제로 번졌습니다. 그 당시에는 굉장히 어렵고 우리만 힘든 줄 알았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굉장히 대응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어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 의료 시스템 자체가 굉장히 유연하게 돌아간 덕이라 생각합니다. 의료진들도 자신의 일을 다 놓아두고 많이 봉사를 하셨고요. 간호 인력도 마찬가지고 조무 인력, 자원봉사자들 하물며 일반적으로 자기 본업을 버리고 이쪽으로 자원봉사를 오시는 많은 분들도 있습니다. 저희가 각자의 분야에서 원래 하던 일만 고수했다면 이렇게 되지 못했을 텐데 모두 자신을 희생해서 자신의 일을 버리고 투입이 돼서 다른 사람을 도우겠다는 마음으로 같이 합심을 해서 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권선희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 원래 근무하시던 근무지와 소속?

-저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 간호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권선희입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2주 파견 예정으로 왔고 3월 10일 날 도착해서 3월 22일까지 파견 예정입니다. 자원해서 왔고 의사 1명, 간호사 2명이 아산병원에서 총 3명 왔습니다.

현재 동산병원에서 중환자실을 세팅하고 직접 환자 간호하는 일 담당

▶대구에 오셔서 코로나바이러스와 투쟁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하시는 일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일단 여기 오게 된 거는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중환자실 의료진 모집하고 있어서 지원해서 오게 됐고 지금 중환자실 세팅하고 직접 환자 간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 와서 겪었던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점인가요?

-아직 여기 온 지 5일밖에 안됐는데 일단 중환자실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아직 물품이나 환경 같은 것들은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이 업무할 때 실제로 조금 힘든 부분이었고요. 그리고 저희가 PAPR(전동식호흡장치)을 입고 환자를 간호하고 있는데 지금 PAPR 후드가 많이 부족해서 그러한 부분이 어려웠던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환자분들 돌볼 때에는 의식이 있는 분들은 하루 종일 24시간 불안한 마음으로 계셨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게 많이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 현장에 계시면서 직접 겪으셨거나 같이 봉사하고 계시고 근무하고 계시는 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일이 있다면?

-의식이 있는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계실 때 정말 침대에 혼자 앉아서 하루 종일 계시거든요. 근데 의료진들은 PAPR이라는 처음 보는 보호장비 착용하고 환자들을 보고 있고 나는 혼자 있고 잠도 자기 힘들고 옆에 환자는 상황이 좋지 않고 그런 걸 봤을 때, 환자분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겪는 일들이 많이 힘들 거라는 걸 느꼈을 때 가장 마음이 많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계명대 RCY 자원봉사단

▶자원 봉사에 참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21살이고 계명대 다니는 학생들입니다. 저희는 계명대학교 봉사단 소속인데 페이스북이나 SNS를 통해서 봉사 자원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나라가 코로나 때문에 안 좋은 상황인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집에 있기보단 뭐라도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에 봉사를 지원하게 돼서 왔습니다.

▶마음먹기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간다고 말씀드렸을 때 어머니께서 경험도 중요하지만 너무 위험하지 않냐고 말씀해 주셨는데 아버지는 "그런 거 판단할 나이가 됐으니 네가 하고 싶으면 다녀와라"고 해서 와보게 됐습니다.

▶ 현장에서 봉사해보니 분위기가 어떠한가?

- 저희가 간호나 의대생이 아니라 전문적인 건 모르지만 앉아서 도와드리면서 보면 되게 땀 뻘뻘 흘리시면서 일하는 게 보이거든요. 본받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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