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격 사퇴…통합당 공천 격랑 속으로

입력 2020-03-13 18:40:26 수정 2020-03-13 19:13:28

기존 공천결과 권위 흔들리자 공천자·낙천자 모두 술렁, 황교안 대표 정치력 또 다시 시험대 올라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모든 사태에 책임지고 공관위원장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잡음 많은 제1야당의 4·15 총선 공천이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의 퇴진이 지금까지 진행된 공천 작업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흔드는 핵폭탄급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천을 받은 후보는 불안하고,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는 패자부활전을 기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정치권에선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정치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당면한 당내 분란을 수습하면서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한 실속도 챙기는 묘수를 내놓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날 서울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우선추천(전략공천)한 결정을 철회한다고 발표한 후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마무리 작업이 남았는데, 지금이 중요한 시점도 되고, 아무래도 내가 떠나는 게 맞겠다 (생각했다)"며 "모든 화살을 나한테 쏟아라. 화살받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공관위원장의 용퇴로 공천 작업 전체가 뒤흔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천을 받은 사람들로선 공천을 준 기구의 책임자가 사라진 상황이 됐다. 반대로 공천을 못 받은 인사들은 지금까지의 공천을 부정하고 당 대표 또는 차기 공관위의 처분에 한 번 더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의 최종적인 결정이 미뤄졌기 때문에 이어지고 있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바람이 잦아들 수 있다"면서도 "김 공관위원장 사퇴가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공천'을 확인해 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심력'(이탈분위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에 황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출마 이후 다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확산하고 있는 공천반발과 재심결정 반발 속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당 핵심 당직자는 "공천파동도 잘 수습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2022년 대선을 함께 준비할 조력자도 국회에 많이 진출시켜야 하는 과제를 황 대표가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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