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8개 시·군 765명 입국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기약없이 미뤄져
경북 농촌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적기에 공급받지 못해 비상이다. 경북도는 이에 시·군 농촌인력지원센터를 통해 유휴인력을 사전에 모집,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연결해줄 방침이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애초 이달 말부터 영양·봉화 등 8개 시·군에 외국인 계절근로자(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765명이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약없이 미뤄졌다. 계획 인원은 영양 412명, 봉화 107명, 영주 93명, 의성 66명, 상주 23명, 울진 11명, 문경 10명 등이다.
수년 전부터 베트남 화방군과 협약을 맺고 해마다 계절근로자 수백 명을 초청, 부족한 일손을 해결해온 영양군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영양에서 3만여㎡ 규모 고추농사를 전업으로 짓는 권기업(67) 씨는 "해마다 영양군 공식 통로를 통해 2, 3명의 베트남 근로자를 지원받아 일손에 보태왔는데 올해는 베트남은 물론 외국 일손 자체가 못 들어오니 제때 인력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업농 김수환(57) 씨는 "전업농은 필요한 일손을 미리 확보해 3~5개월씩 활용해야 한다. 그때 그때 일손을 구하는 식으로는 힘들다"며 "이대로는 이른바 인력 브로커에 의존해 외국인 인력을 구해야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베트남·캄보디아 등 66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신청한 의성지역 20여 농가들도 이들의 입국이 지연되면서 자두·복숭아·사과 농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국내 다른 지역에서 일손 구해오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자칫 영농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천에서도 5월 마늘·양파 수확기를 앞두고 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녕면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김창득(49) 씨는 "늦어도 5월 초부터는 4, 5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수급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영천시와 농협에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 확산이 진정되면 도내 자치단체, 유관기관 등의 적극적인 농촌 일손돕기 참여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포항, 김천 등 13곳의 농촌인력지원센터를 통해 유휴인력을 사전에 모집한 뒤 일손 부족 농가에 연결할 계획"이라며 "늦게라도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하면 14일간 모니터링하는 등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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