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격리되는 대구경찰'…벌써 130명

입력 2020-03-11 16:21:19 수정 2020-03-11 22:26:54

확진자·의심환자 접촉…지구대 방문 민원인 확진도

지난달 28일 가정폭력 신고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대림치안센터에서 격리생활 중인 안심지구대 소속 경찰관 3인. 왼쪽부터 김흥식 경위, 박유진 순경, 이상철 경장. 동부경찰서 제공
지난달 28일 가정폭력 신고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대림치안센터에서 격리생활 중인 안심지구대 소속 경찰관 3인. 왼쪽부터 김흥식 경위, 박유진 순경, 이상철 경장. 동부경찰서 제공

지난달 28일 오후 3시 30분쯤 대구 동부경찰서 안심지구대 소속 김흥식 경위와 동료 2명은 가정폭력 신고 현장에 출동했다. 여느 출동 상황처럼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흥분해 있었다. 당시 위급했던 상황보다 김 경위 등 출동 경찰관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던 건 가해자의 한 마디. "아내는 신천지 신도입니다."

순간 함께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피해자 체온부터 쟀다. 38.2도. 김 경위와 동료들이 의심환자 접촉으로 자가격리 대상이 된 순간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찰 자가격리자도 늘고 있다.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 자가격리 인원은 이달 9일 기준 130명에 달한다. 경찰은 임무수행 중 격리대상자가 된 경우 격리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자가격리와 치안센터 등 경찰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시설 등이다. 대체로 자가에서 격리되는 것을 선호하지만 가족 감염 우려 등의 경우 경찰 지정 시설에 격리되는 경우도 적잖다.

주로 경찰 자가격리자는 현장 출동에서 만난 사람이 확진자로 밝혀진 경우에 발생한다. 주거가 불분명한 무전취식자를 현행범으로 체포,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상자가 확진자로 밝혀진다든지, 확진자가 치안센터나 지구대 등에 찾아온 경우 집단적으로 격리에 들어간다. 김 경위 등 3명은 모두 치안센터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김 경위는 "아직 초등학생인 10살 막내가 걱정스러웠다. 가족들은 자가격리 시작 후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 아내가 옷가지와 생필품만 치안센터 앞에 가져다주고 간다"고 했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대림치안센터는 2016년까지 의경들이 거주하던 공간이라 샤워시설 등을 갖춰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식사는 배달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그릇 수거를 해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보건소에서 일러준 자가격리 지침을 철저히 따르는 게 과제다. 마스크를 늘 착용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자주 시킨다. 개인물품을 사용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운동도 하고 있다.

이들의 자가격리는 이르면 13일 해제된다. 그 때까지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재검을 받는다.

이들이 가장 원하는 건 역시 일상으로의 복귀다.

이들은 "2주 가까이 실내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많이 답답했고 지금이라도 당장 현장에 출동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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