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코로나 공포' 확산…코스피 4.19% 폭락

입력 2020-03-09 16:42:27 수정 2020-03-09 21:16:13

외국인,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3천억원 이상 팔아치워

9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판데믹·pandemic) 공포가 급확산하면서 금융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코스피 지수와 유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장을 마감했다. 이틀 연속 코스피가 하향세를 이어가면서 종가기준으로 2019년 8월 29일(1,933.41)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1조3천억원 넘게 팔아치운 탓이 크다. 이날 외국인은 1999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1조2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간신히 지수를 지탱했다. 3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 금액은 2조235억원에 달한다.

다만 급랭하는 시장 속에서도 코로나 진단키트와 백신 생산 업체 등 코로나 관련기업들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진단 키트 제조업체인 씨젠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6만2천8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백신 개발업체 진원생명과학은 9.64% 오른 6천14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폭등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 오른 달러당 1천204.2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유가는 폭락했다. 이날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0% 가까이 폭락해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에 합의하지 못한 탓이다.

이처럼 등락을 거듭하는 금융시장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이 진행중이고 이에 대한 이슈가 투자심리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중국·한국 증시는 미국보다 먼저 조정국면에 진입했고 조정 폭이 컸던 만큼 악재를 선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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