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폐기물보관창고 불 5일째…혹시 방화?

입력 2020-02-18 17:42:30 수정 2020-02-18 21:51:47

소방당국 고의성 여부 조사…2곳 동시 자연발화 납득 힘들어

18일 오후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에 있는 한 폐기물처리업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장비를 동원해 불을 끄고 있다. 이곳에서는 14일 오전 불이 나 5일째 이어지고 있다. 김도훈 기자
18일 오후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에 있는 한 폐기물처리업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장비를 동원해 불을 끄고 있다. 이곳에서는 14일 오전 불이 나 5일째 이어지고 있다. 김도훈 기자

지난 14일 경북 경주시 한 폐기물처리업체 창고에서 난 불이 18일 오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업체가 창고에 수년 간 보관해온 다량의 불법 폐기물 탓이다.

18일 경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12분쯤 경주 강동면 다산리 폐기물처리업체의 대형 창고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소방헬기와 소방차, 인력 200여 명을 동원해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초진에 성공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창고 3곳 가운데 1천㎡ 규모 2개 동이 탔다.

그러나 창고에 보관된 폐기물에 붙은 불이 꺼지지 않아 닷새째 진화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매일 50여 명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불을 끄고 있다.

경주시는 불이 인근 산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산불 전문 진화대 19명을 배치하고, 불을 끄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긴급수거차량을 투입해 하루 24t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시는 이 업체가 비닐·플라스틱 등 폐합성수지 4천t을 창고에 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폐기물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아 2018년 말부터 경주시로부터 여러 차례 처분명령을 받았다. 최근엔 계속된 경주시 명령에도 폐기물을 치우지않아 불이 나기 이틀 전인 지난 12일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2월엔 이 회사 임원이 폐기물 불법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신고를 받고 11분만에 현장에 도착해보니 창고 2동이 불타고 있었는데, 동시에 자연발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불씨가 폐비닐 등에 옮겨붙으며 타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이 있다. 이르면 19일 오전쯤 완전 진화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 불로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쯤 현장을 지휘하던 이창수 경주소방서장이 크게 다쳐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서장은 고관절과 늑골이 골절돼 최소 3개월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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