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칼럼]현재, 그리고 미래의 실손 의료보험

입력 2020-02-16 14:40:37

지난해 12월 FP(재무설계사) 콘퍼런스에 참석해 올해 트렌드가 될 금융 시장의 변화에 대해 공부하던 중 눈길이 간 것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극한의 맞춤서비스'이다.

앞으로 인공 지능의 발달과 네트워크 중심의 빅데이터 출현으로 인해 산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데, 금융 산업에서도 벌써 많은 기술을 융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개인화의 장점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가 건강과 관련된 보험 상품이다.

일단 전 국민이 기본적으로 가입하는 국민건강보험의 효율성을 살펴보자. 2018년 기준 1인당 월평균 의료비 지출은 15만7천600원이다. 62.7%정도를 공단에서 지불하고 나머지 금액을 환자가 부담하는 형식인데 의료 실손 보험으로 충당하는 경우도 많다.

중증질환자인 경우 공단 부담은 연간 81.7%인 660만원정도로 높아지게 되고 본인 부담금은 150만원에 달한다. 연 평균 810만원 가량의 의료비가 든다. 일반 질병의 경우는 보험료 대비 2배수, 중증질환인 경우 내는 보험료 대비 10배수 가량을 지원한다는 얘기다.

공적보험 외에 개인의 선택에 따른 효율성이 가장 높은 상품은 바로 실손 보험이다. 실손 보험은 재무 설계의 관점에서도 제일 먼저 선택할 만큼 효율성이 뛰어나다. 현재 가입자 수가 전 국민의 70%에 이른다.

실손 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보장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먼저 표준화가 된 2009년 10월 이후와 이전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착한 실손'이란 상품도 등장했다.

문제는 보험료 인상률이다. 올해 각 실손 보험사들은 약 9%정도를 인상했다. 하지만 실제 보험료 인상고지서를 손에 쥔 고객들은 100% 이상의 체감 인상률을 토로한다.

그 이유는 바로 오래 전 가입해 본인 부담금이 거의 없거나 10%정도에 불과했던 실손 보험 탓이다. 게다가 현재의 실손 보험은 가입 시 건강 상태를 정확히 반영치 않고, 갱신 시에 거절할 수 없다보니 앞으로 건강한 가입자는 탈퇴하고 병원 이용이 잦은 가입자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높은 의료 물가 인상률과 오랜 보장기간으로 인해 향후 급격한 보험료의 인상도 예상된다.

이런 점에 미뤄 볼 때 미래의 실손 보험은 우리의 노후를 지속적으로 보장해 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젊은 세대는 향후 보험료 상승까지 감안해 위험 및 보장 설계를 해야 한다.

마치 자동차 보험을 여러개 업체에 비교견적을 요청해 가입하듯이 기존 가입자라 하더라도 새 상품과 자신이 가입한 실손 보험을 비교해 본인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박동훈 인투자산관리&재무설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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