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평생 참선 수행 적명스님 입적

입력 2019-12-25 16:48:58 수정 2019-12-25 22:44:36

"적명스님은 다른길을 가지 않고 수좌의 한길만 걸었다”

적명스님
적명스님

24일 입적한 경북 문경 봉암사의 적명스님은 평생 선원과 토굴에서 참선 수행에 집중한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선승으로 평가받는다.

1939년 제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남 나주 다보사 우화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66년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그는 영축총림 통도사 선원장, 고불총림 백양사 선원장, 전국선원수좌회 공동 대표를 맡은 바 있다. 2007년부터는 조계종 종립선원인 봉암사 수좌로 지내왔다.

조계종 종립특별선원 봉암사 수좌로서, 우리나라 선풍의 상징인 봉암사를 수행중심도량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진력해 왔다.

적명스님은 참선 수행도량인 봉암사에서 큰 어른을 뜻하는 조실 요청도 마다하고 수좌로 있으며 후학을 양성해 왔다. 그는 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다.

10년간 봉암사 선방에서 적명스님을 모신 원근 스님은 "적명스님은 출가 때부터 80평생까지 다른길을 가지 않고 수좌의 한길만 걸었다. 하심(下心)의 자세로 대중들과 똑같이 생활했다. 하루 세끼 밥을 먹고 함께 일을 했고, 일이 생기면 항상 대중에게 물어보고 처리했다. 금전이나 지휘에 휘둘리지 않고, 항상 존대말을 쓰며 선방에서 공부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적명스님은 24일 오후 4시 36분쯤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봉암사 근처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님은 이날 오전 동안거 수행차 다른 승려들과 희양산에 올랐다가 홀로 사잇길로 내려오던 중 오후 3시 43분쯤 실종됐다. 경찰은 스님이 발을 헛디뎌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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