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평년보다 따뜻…약해진 '시베리아 고기압' 때문?

입력 2019-12-20 17:45:49 수정 2019-12-20 21:37:07

이달 들어 평년보다 1.4도나 높아

20일 오전 해돋이 명소인 강원 강릉시 정동진 해변을 찾은 행락객들이 구름 위로 떠오른 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해돋이 명소인 강원 강릉시 정동진 해변을 찾은 행락객들이 구름 위로 떠오른 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1~19일 평균 기온의 평년 대비 도표. 붉은 색이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다. 대구기상청 제공
이달 1~19일 평균 기온의 평년 대비 도표. 붉은 색이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다. 대구기상청 제공

겨울이면 으레 몰아치던 맹추위가 사라지고 올 겨울 대구경북 전 지역에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대구경북의 평균 기온은 3.6℃로 평년값(2.2도·1981~2010년)보다 1.4도 가량 높았다. 전국적으로도 이달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3도 가량 높았다.

실제로 지난 11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초봄인 3월 수준의 16.6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적은 한 차례도 없었지만, 10도 이상으로 올라간 날은 8일이나 됐다. '겨울의 시작'인 12월임에도 절반 가까운 날이 낮에 10도를 넘는 포근한 기온을 보였던 것이다.

기상청은 이런 이상 고온의 원인으로 예년보다 약한 시베리아 고기압을 꼽는다. 한반도에 한파가 찾아올 때는 시베리아에서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해 북극의 찬 공기를 끌어내리는데, 올해는 시베리아 일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찬 공기의 세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평년보다 높은 태평양 일대 바다 수온이 강한 고기압을 형성하면서 찬 공기의 남하를 차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라시아 대륙 방향으로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오지 못하면서 반대로 북아메리카 대륙은 맹추위를 겪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평년 대비 평균기온 도표에서 대구경북 전 지역이 평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고 있다. 대구기상청 제공
평년 대비 평균기온 도표에서 대구경북 전 지역이 평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고 있다. 대구기상청 제공

석인준 대구기상청 기후서비스과 주무관은 "시베리아 일대 찬 공기가 한반도 남쪽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북쪽으로 지나가는 기압 배치가 올 겨울들어 특히 자주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11월부터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았는데, 이는 기후학적으로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압 배치 탓에 적어도 올해까지는 살을 에는 맹추위가 한반도를 덮치는 날이 없거나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20일 내놓은 중기예보에 따르면, 대구는 30일까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가 28일 한 차례 정도만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포항과 안동, 경주 등도 대체로 낮 최고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치솟는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한반도 상층 5㎞ 기온 자체가 평년보다 높아 2월까지 계속 포근한 날씨가 주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때때로 기압 배치에 따라 북극 한파가 남하하면서 추운 날씨도 있겠지만 극심한 수준의 추위는 나타나지 않겠고, 전체적인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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