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구시청 건물은 시의회 청사…1993년 현 위치로

입력 2019-12-22 14:33:38 수정 2019-12-22 20:21:15

신청사 입지 선정 20년 역사…2005년·2009년 신청사 추진
타당성 조사 후 2차례나 무산…4개 후보 지역 접전 끝에 결정

1920년대 대구부청. 매일신문 DB
1920년대 대구부청. 매일신문 DB
1960년대 대구시청 건물(현 대구시 의회). 매일신문 DB
1960년대 대구시청 건물(현 대구시 의회). 매일신문 DB

현 대구시청 본관. 매일신문DB
현 대구시청 본관. 매일신문DB
현 대구시청 별관, 구 경북도청. 매일신문DB
현 대구시청 별관, 구 경북도청. 매일신문DB

22일 대구시 신청사 부지가 마침내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로 선정되면서 약 20년 동안 말잔치만 가득했던 대구시 신청사 건립 추진사업이 현실이 됐다.

대구시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가 신청사 부지로 최종 선정한 두류정수장 터(15만8천807㎡)에는 2025년 청사가 완공될 예정이다.

대구시의 성장사와 함께 한 대구시 신청사 추진사업, 그 동안의 여정을 살펴본다.

◆신청사 건립, 첫번째 아니라 두번째?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번째다. 현재의 대구 중구 동인동 본관은 대구시의 첫번째 신청사이다. 원래 대구시청은 그 바로 옆 대구시의회 청사에 있었다.

대구시는 과거 대구부였다가 1949년 8월 대구시로 개칭됐다. 1956년 5월 현 대구시의회 청사 건물에 대구시청이 들어섰다. 이어 37년만인 1993년 6월 바로 옆 유도·검도장인 무덕관을 헐고 지은 신청사(현재 시청 건물)로 이전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시 짓는 신청사에는 2025년쯤 이사를 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현 청사에서 32년만에 두번째 신청사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두 번의 30여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대구시는 신청사를 거듭 짓게 된 걸까?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 당시 열린 기념식. 매일신문DB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 당시 열린 기념식. 매일신문DB
대구직할시 현판. 매일신문DB
대구직할시 현판. 매일신문DB
대구시청 이전 역사. 박소현 웹 디자이너
대구시청 이전 역사. 박소현 웹 디자이너

◆1950~80년대 "대구 급팽창 시기"

첫번째 신청사(1993)로의 이전에 12년 앞서 대구시가 대구직할시로 승격(1981)한 사건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동촌·공산·가창·성서·월배 편입(1958) ▷대구제3공단 조성(1968) ▷동대구역 신설(1969) ▷인구 100만 돌파(1969) ▷수성구 신설(1980) ▷직할시 승격 때 칠곡·안심·고산 편입(1981) ▷인구 200만 돌파(1984) ▷달서구 신설(1988) 등의 사건도 있었다.

그동안 대구의 몸집이 급속히 커졌다는 얘기다. 그래서 할 일도, 이를 맡을 인력도, 이들이 자리할 대구시 청사 공간도 더 많이 필요해졌다. 이게 결국엔 부족해졌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1990년대부터 "대구 시정 고도화 시기"

신청사를 지어 입주한 이후에도 대구시의 확장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불과 2년 뒤 대구직할시는 대구광역시로 승격(1995)했다.

이어 ▷광역시 승격 때 달성군 편입(1995) ▷인구 250만 돌파(1996) ▷대구도시철도 1호선 개통(1997)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2003) ▷대구도시철도 2호선 개통(2005)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조성(2009)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2011)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2015) 등의 사건이 이어졌다.

달성군 편입을 마지막으로 현재의 대구 지도가 완성됐다. 지금의 250만 안팎 수준 인구 규모도 자리 잡았고, 3개 도시철도 노선이 10여년 사이 잇따라 개통하며 대구 구석구석을 이었다.

1950~80년대만 해도 대구가 급팽창하며 덩달아 시 조직이 커졌다면, 1990년대부터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좀 더 세분화 한 시정을 펼치기 위해 그만큼 시 조직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도시, 산업, 문화, 관광, 복지 등 늘어난 공공 서비스 제공 및 인프라 관리를 맡을 인력이 추가되면서 대구시 덩치도 커진 것이다. 결국 대구시 청사 공간은 재차 부족해졌다.

◆신청사 건립 추진, 2차례 추진 모두 무산

2000년대 초반부터 대구시 청사를 새로 짓자는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다. 당장 직원들이 사무공간 부족 문제를 호소했고, 민원 업무를 보러 오는 시민들은 시청 여러 부서가 분산된 탓에 역시 불편을 토로했다. 대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시청사가 일부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신축 청사보다 비좁고 낙후한 상황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2005~2006년 대구시는 처음으로 신청사 건립 추진기획팀을 운영했다. 아울러 최초로 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까지 했다. 당시 동구 동대구역 주변, 남구 대구교대 부지, 수성구 어린이회관 등이 건립 후보지로 거론됐다. 2009년 신청사 실시설계 및 2012년 입주라는 구체적인 계획표도 나왔다. 그러나 당시 김범일 시장은 어려운 경제 사정을 이유로 신청사 건립을 유보했다.

2009~2010년 대구시는 또 다시 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를 했다. 이땐 건립 후보지가 10곳으로 늘었다. ▷현 청사 자리 ▷동구 동대구역 주변(동부소방서 일원) ▷북구 갑을방직 동편 ▷북구 시민운동장 일대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남구 대구교대 ▷수성구 어린이회관 ▷달서구 두류정수장 ▷달서구 두류야구장 ▷북구 경북도청이다.

그러나 이때도 신청사 건립은 유보됐다. 다만 2005~6년 첫 유보 때와는 달리 장기 대책을 하나 마련했다. 최소 1천500억원은 들 것으로 보이는 대구시 신청사 건립 기금을 적립하고, 관련 추진위원회도 필요하면 운영하겠다는 대구시 발표가 2011년에 나온 것.

권영진 대구시장. 매일신문DB
권영진 대구시장. 매일신문DB

◆신청사 건립 지역 의제로…권 시장 2015년 공언

대구시 신청사 건립은 이렇게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논의되며 대구 지역사회의 중요 의제로 떠올랐다. 그 영향으로 2012년 총선을 기점으로 총선과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여러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했다. 저마다 대구시청을 자기 지역구로 옮겨와 지역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마침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권영진 대구시장은 임기 2년차였던 2015년 구체적인 시기까지 '콕' 찍어 "2018년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게 결국 지켜진 셈이다.

대구시청 별관 입주 당시 경북도청 이전터 입구. 매일신문DB
대구시청 별관 입주 당시 경북도청 이전터 입구. 매일신문DB

그런데 2016년 경북 안동으로 떠난 경북도청 이전터로 대구시 인력 절반이 옮겨가 대구시청 별관을 꾸렸다. 이에 대해 대구시 신청사 건립 추진을 또 다시 유보하는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넓은 별관을 얻었으니 본관·별관 체제로 가도 무방하다는 반응이 나왔고, 별관 자리가 꽤 넓으니 아예 본관도 옛 경북도청 자리로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 4개 구·군 홍보전. 매일신문DB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 4개 구·군 홍보전. 매일신문DB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 4개 구·군 홍보전. 매일신문DB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 4개 구·군 홍보전. 매일신문DB

◆민선 7기 들어 4개 구·군 유치전 본격화

2018년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대구시 신청사 건립 추진에는 다시 불이 붙었다. 앞서 선거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후보가 공약으로 언급한 가운데 3년 전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을 공언했던 권 시장이 재선에 성공해 민선 7기를 출범하면서, 관련 구체적인 로드맵도 하나 둘 발표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수면 위로 드러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후보지는 2곳이었다. 한마디로 본관 자리와 별관 자리이다.

그러나 같은 해 하반기를 지나면서 달서구 두류정수장과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가 가세, 총 4곳 후보지의 경쟁 구도가 2018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결국 같은 해 12월 대구시는 2019년 12월에 신청사 건립 예정지를 확정하겠다며 관련 조례 제정, 공론화위원회 설치, 시민참여단 구성, 후보지 신청 접수, 시민참여단 평가 등의 1년 짜리 일정을 내놨다.

이어 2019년 상반기부터는 '대구시청 신청사 4개 구·군 유치전' 류 제목의 기사가 대구 여러 언론에 쏟아졌다. 유치전에 뛰어 든 4개 구·군 주민들의 관심에 인접 구 주민들의 관심도 더해져 연중 가장 '핫'한 지역 이슈가 됐다.

대구시 신청사 추진 역사. 박소현 웹 디자이너
대구시 신청사 추진 역사. 박소현 웹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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