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남구청(구청장 조재구)이 관내 빈집, 유휴지, 재건축 이행 과정의 일시적 빈터 등을 관내 노인을 위한 텃밭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남구 관내 인구는 14만8천193명(2019년 11월 말 현재), 빈집은 401채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2%를 차지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자치구다. 은퇴한 노인들 대부분은 집에서 종일 시간을 보내거나 관내 64개 노인정에서 하루를 보낸다.

◇ 텃밭은 주거환경 개선의 중요한 바퀴
조재구 남구청장은 "관내 노인인구 비율이 높아 역동성이 떨어진다고 타령만 할 일이 아니다. 종일 실내에서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이 밖으로 나와 햇빛을 쬐며 호미질을 하고, 채소를 키우면서 건강을 지키고 보람을 찾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94세이신 제 어머니는 스스로 식사를 마련해 드시고, 혼자서도 걸어 다니신다. 시골(고령군 성산면)에서 흙냄새 맡아가며 호미질이라도 하시니 건강하신 거다. 우리 관내 노인들께서 노후를 건강하고 즐겁게 가꿀 수 있도록 곳곳에 주택가 빈터에 크고 작은 텃밭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남구는 지난 해 조구청장 취임 후 대규모로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남구를 최고의 주거지로 만들어 인구 감소를 차단하고, 나아가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다. 조구청장은 취임 후 현재까지 6천500가구에 대해 재개발재건축 관리처분인가(최종허가)를 했다.
조 청장은 "노후 주택지 재개발재건축이 주거환경개선 정책의 '큰바퀴'라면 주택가 곳곳에 조성하게 될 텃밭은 주거환경정책의 '작은바퀴'라고 할 수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서는 좋은 집이 있어야 하고, 사람이 정서적 편안함을 느끼고, 육체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어야 한다. 남구가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텃밭사업은 치유농업을 목표로 한다. 텃밭가꾸기와 함께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해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들이 뛰어 놀 수 있게 하고, 병아리와 토끼 등을 길러 집에서 동물을 키우지 않는 주민들도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빈집·자투리땅에 텃밭 조성 본격화
남구청은 빈집 허물기 사업으로 연간 3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빈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잔디를 깔거나 간단한 운동시설을 설치했지만 풀이 어지럽게 자라고, 쓰레기가 뒹구는 등 관리가 효율적이지 않았다.

조구청장은 "빈터를 텃밭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제공하면, 노인들이 건강하게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고, 도시재생 비용과 빈터 관리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노인들을 모신답시고 실내에 격리할 것이 아니다. 밖으로 나오시게 해 각자에게 역할을 드리고 본인의 인생을 가꾸는 동시에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구청장은 "남구는 앞산이 있어 공기가 맑고 지하철과 서부정류장, 대학병원 등 주거지로서 장점이 많다. 그럼에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든 것은 주택과 길이 낡았고,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건축을 통해 집을 바꾸고, 곳곳에 작은 텃밭을 조성해 회색도시를 '마을'로 만들면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마련이다"고 밝혔다.
남구청은 이를 위해 관내 빈집, 자투리 땅 등 각 100㎡ 이상의 공간마다 5가구씩 참여하는 공동텃밭을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또 주택 담 허물기 사업과 연계해 담을 허문 자리에 개별 주택 텃밭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남구청은 특히 관내 노인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노인들이 텃밭에서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기능성 작물을 재배해 병원방문횟수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붉은호박이 자라고 축제가 다가온다
남구청은 관내 주택가뿐만 아니라 앞산 고산골 주변에 도시농업시설 조성도 추진 중이다. 대구시와 협력을 통해 앞산공원 내 농지를 텃밭과 도시농업관련시설을 조성, 공원을 단순히 녹색공간, 휴식공간을 넘어 시민들의 참여공간, 체험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농업관련 시설과 공간이 도시인들의 농촌에 대한 이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향상을 이끌 것으로 남구청은 기대하고 있다.
남구청은 또 앞산 카페거리 주차장에 대왕참나무를 심어 그늘이 있는 주차장을 조성한다. 나아가 10월 곱창골목과 앞산카페거리에서 열리는 '할로윈 축제'을 위해 그 일대에 상자텃밭을 놓아 붉은 호박을 심을 예정이다. 호박 넝쿨이 점점 자라고, 붉은 열매가 커가는 모습을 통해 '할로윈' 축제가 다가옴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할로윈 축제 때는 주렁주렁 열린 호박이 장관을 이루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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