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출판계의 유튜버셀러 열풍을 경계한다

입력 2019-12-11 06:30:00

9일 대구 시내 한 서점에 진열된 분야별 베스트셀러 서적들을 손님들이 살펴보고 있다. 올 한해 출판계에서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책들과 여행 에세이, 한일 경제전쟁, 아이돌,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9일 대구 시내 한 서점에 진열된 분야별 베스트셀러 서적들을 손님들이 살펴보고 있다. 올 한해 출판계에서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책들과 여행 에세이, 한일 경제전쟁, 아이돌,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출판계에도 유튜브 열풍이 후끈하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소개된 책이 독자의 관심을 이끌며 베스트셀러 순위를 움직이고 있다. 먼저 인기 유튜버들의 콘텐츠와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의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나아가 유튜브 '김미경 TV'에 소개된 '말센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등의 도서는 방송 후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350%에서 최대 5천% 넘게 증가했고, 유튜버 '라이프해커자청'이 소개한 '정리하는 뇌'는 순위 역주행을 거듭하며 종합 베스트셀러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따라서 올해 출판계의 뜨거운 화두는 단연코 '유튜버셀러'(유튜버+베스트셀러)였다.

그러니 '미디어셀러' '아이돌셀러'를 넘어 '유튜버셀러'가 당분간 출판계의 빅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 서점의 유료 매대나 인터넷 서점 광고보다 효과가 크다 보니 이 같은 추세를 반기는 분위기도 적잖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홍보·협찬 비용의 지속적 상승이 크고 작은 출판사 간 불균형 심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출판계에서는 유튜버셀러의 시류를 인정하면서도 윤리적인 차원의 규범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낸다. 적어도 협찬 여부를 구독자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출판계가 걱정하는 것은 유튜버셀러로 인한 베스트셀러 왜곡 가능성이다. 어떤 출판사는 자사의 여러 홍보 채널에 일제히 신간을 노출하고 서평을 달면서 금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한다.

청년 멘토를 자처하는 독서모임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기 출판사 책을 홍보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해당 도서가 정말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양질의 책이냐는 것이다. 유튜버셀러 또한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마케팅의 산물이라면 이는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다. 도서 유통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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