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창 대구가톨릭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KAIST 공학박사)
미래차 시대 중심 떠오른 대구경북
전기차'수소차가 新개발동력 부상
가격'연료 등 넘어야 할 산 많지만
산학연관 수소경제 로드맵 뭉쳐야
2018년 7월부터 쓰기 시작한 경제 칼럼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필자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재료공학자인 필자의 경제 칼럼은 몇 가지 차별성을 가지고 작성했다.
몇 줄만 읽다가 포기하는 글이 아니라 끝까지 읽도록 쉽고 재미있게 쓰고, 경제학자들과 다른 시각을 전달하며, 숫자를 활용하여 산업 현황을 정확하게 알리되 지역 이슈와 연계하여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싶었다. 또한 학생을 가르치는 필자의 글은 신문의 교육적 기능을 의미하는 '신문 활용 교육'(Newspaper In Education·NIE)이 되기를 원했다.
지난 18건의 칼럼에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세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첫째, 지역 기업과 대학의 상생 방안이다. 경제가 어려우니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대학별로 맡겨진 국가 예산은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으며, 일자리 미스 매치를 심화시키고 있다. 지역에 전문기술인력 양성센터를 만들어 대구경북이 주도하고 산·학·연·관이 힘을 모아 집중하면 청년 취업, 지역 기업 인력난, 국가 예산 낭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 재정립이 절실하다. 산학 협력으로 대학과 기업은 윈-윈할 수 있다. 기업은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대학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기업의 작은 봉사가 산학 협력을 극대화시키고 기업은 더 큰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산학 협력의 중심은 교수다. 이론으로 무장한 교수가 열심히 기업을 학습해서 기업을 선도해야 한다. 대학의 모든 교수는 산학 협력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대구경북에는 지역 연구소가 많이 설립되어 있는데 왜 기업 경쟁력은 나아지지 않는 걸까? 지역 연구소가 기업에 과제를 따주는 역할은 잘하고 있지만, 기업이 원하는 기술개발 전문성은 높지 않다. 지역 연구소의 이름은 전문화돼 있으나 작은 백화점이 되어 서로 치열하게 과제 따먹기 경쟁을 하고 있다. 강소 연구소가 되기 위해 지역 연구소는 전문 분야를 두고 연구 분야 빅딜을 해야 한다.
지역 연구소장 자리가 업무 관련성 없는 퇴직 관료들의 인생 2막을 위한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된다. 산·학·연·관의 관은 지역 산업의 미래를 기획해야 한다. 전문성과 미래를 보는 혜안이 요구되므로 전문 공무원을 육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순환 보직에서 제외돼야 한다.
셋째,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2018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04만 대로 2.2%에 불과했지만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이다. 포스코 그룹은 배터리 사업에 미래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증설하는 리튬, 양극재, 음극재, 침상코크스 공장 소재지는 모두 대구경북 지역이 아니다. 일자리와 출산을 동시에 잡겠다는 경북도의 '잡아'(Job+아이) 전략이 포스코 신사업과는 동상이몽인 듯하다. 미래차의 핵심인 배터리 사업 유치를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
희소식도 있다. LG화학이 투자하는 구미형 일자리는 양극재 공장이다. 본사가 청주인 에코프로비엠은 포항에 양극재 공장을 가동하고 추가 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포항은 올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리 지역이 전기차 시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의 중심은 수소차이다. 2018년 말까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소차는 1만 대가 채 되지 않는다. 삼한사미(3일 춥고 4일 미세먼지)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리는 수소차이지만 아직 존재감이 미약하다.
수소차도 미래차의 한 축을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수소차 대박을 위해서는 생산, 저장, 가격, 연료전지 방열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학에 전무한 수소 관련 학과 신설도 필요하다. 오랫동안 산업 현장을 가까이하면서 학습한 것을 기록한 열아홉 번의 칼럼이 지역 경제에 조금이나마 기여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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