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위성발사장서 "중대한 시험"…연말 앞두고 대미 압박

입력 2019-12-08 17:54:15

北 "전략적 지위에 중요한 작용"…시험 내용은 밝히지 않아
ICBM용 엔진시험 혹은 고체연료 연소 시험 가능성 커 보여

8일 서울역 대합실의 TV 뉴스화면에 전날 북한의
8일 서울역 대합실의 TV 뉴스화면에 전날 북한의 '서해발사장 중대 시험'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힌 북한 국방과학원의 대변인 담화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과 위협적 발언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중앙위원회 보고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고됐음을 의미한다.

이어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변인은 시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인공위성 발사체나 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곳이 북한이 지난 2012년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발사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신형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원이 시험 사실을 발표했고 북한의 '전략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해석의 근거 중 하나이다.

게다가 북한은 2017년 3월 18일에도 서해발사장에서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ICBM용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인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한 적이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한이 미사일 엔진의 연료를 기존 액체에서 충전 시간이 필요 없어 신속 발사가 가능한 고체로 전환해 왔는데 이번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동력 확인 시험 등을 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5일 미국 CNN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엔진 시험 재개를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CNN은 위성 발사대와 ICBM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쓰이는 엔진의 시험을 재개하려는 준비작업일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이번 시험은 북한이 그동안 유예해온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암시해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시험 당일 성명에서 미국이 '국내 정치적 어젠다'를 위해 '시간벌기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했다.

3일에도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이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한 바 있다.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날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발표했고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2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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