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여객실적 전년 같은 달 대비 '역성장'… 5년만에 첫 하락

입력 2019-12-08 18:57:25

11월 여객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 2015년 이후 처음
단거리 국제선 노선망 위주 일본 불매운동 직격타
"킬러 콘텐츠 발굴 못하면 하락세 이어질 수 있어"

1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에서 출국을 대기하는 여행객들의 모습. 매일신문DB
1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에서 출국을 대기하는 여행객들의 모습. 매일신문DB

지난달 대구국제공항의 여객운송실적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공항의 여객실적은 33만5천53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34만6천757명 대비 1만1천여명 줄었다. 월간 항공기 운항 편수도 2천159편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68편 줄었다.

대구공항의 성장세가 본격화된 2015년 이후 전년 같은 달 대비 여객실적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5년 간 대구공항은 성수기·비성수기에 따라 월별 편차는 있었지만,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항상 더 좋은 여객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5년 만의 첫 역성장 원인으로는 일본의 무역보복에 따른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꼽힌다. 올 들어 지난 여름까지 월 평균 41만여명의 순조로운 여객실적을 기록하던 대구공항은 일본 불매운동으로 직격타를 맞으면서 9월 30만8천227명의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일본산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크게 줄어든 일본 여행 수요로 출국 수속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DB
일본산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크게 줄어든 일본 여행 수요로 출국 수속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DB

특히 인천이나 김해공항에 비해 일본을 중심으로 단거리 국제선 노선망만 주로 운항하던 대구공항이 더 강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대만과 중국 등 일부 노선이 힘을 발휘하며 지난달 일시적으로 실적이 반등했지만, 결국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부터 대구공항의 역성장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5년 이후 성장을 이어온 대구공항이 올해 이용객 450만명을 기점으로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 대구공항의 급성장이 상당부분 일본 노선에 대한 '관광 거품'에 의존해 이뤄졌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관광객들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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