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서 씨앗 받아 묘목, 현재 9그루 사찰 지키듯 든든
희귀한 백송 키워 자손에 선물 "백송공원 만들어 시민 건강 지켜주고파"
"백송(白松)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희귀한 소나무입니다. 대구에 백송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싶어요."
대구 정토사 회주인 수성 스님은 50여 년간 희귀종인 백송의 보호와 보급에 열정을 쏟고 있다.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사찰 마당에는 수령 40년 백송을 포함한 백송 9그루가 꿋꿋한 기상을 자랑하듯 절을 지키고 있다. 이곳 백송은 스님이 한 때 수행했던 서울 조계사에 있는 어미 백송에서 씨앗을 채취해 키운 어린 백송 묘목을 가져와서 심은 것이다. 스님은 매일 아침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백송을 보면서 신심을 강화하고 불법정진에 들어간다고 한다.
백송은 중국 중부와 북경이 원산지다. 회백색 줄기가 멀리서 보면 하얗게 보여서 백송이라 부른다. 잎과 솔방울은 소나무와 다를 바 없지만 소나무는 잎이 두 개인 반면 백송은 잎이 세 개다. 백송은 어릴 때 푸른 빛을 띠다가 해가 거듭될 수록 큰 비늘 조각으로 껍질이 벗겨지면서 하얀색이 차츰차츰 섞이기 시작하고, 고목이 되면 하얀색으로 변한다. 향기는 소나무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특이한 향을 지니고 있다. 토질은 모래가 섞인 사질양토가 적당하고 1년에 30~50㎝ 성장할 만큼 잘 자란다.

스님은 이런 희귀한 백송을 시민들과 함께 나눌 방법을 찾다 백송공원을 조성하기로 마음 먹었다. 스님은 백송공원 조감도까지 만들었다. 전체 면적은 990㎡ 정도에 210그루의 백송을 심는 것이다. 공원은 미로 형태로 시민이 1시간 정도 산책할 수 있게 만든다. 공원 중간에 쉼터와 벤치도 설치하고 길 바닥은 황토를 깔아 맨발로 걸을 수도 있게 했다. 나무는 시민 백송심기 운동 일환으로 시민 210명이 참여해 각자 이름표를 달아 심고 관리하자는 것이다. 백송공원 입지는 시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시내 기존 공원이나 교통이 편리한 도시 근교가 적당하다. 스님은 부지만 지원되면 백송 묘목은 모두 무상으로 기증할 방침이다.
"백송공원은 20, 30년 후 우리 자손들을 위해 만든다는 생각을 해야합니다. 어린 묘목을 심어 어느정도 큰 나무로 자라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거든요. 우리가 조성한 백송숲을 자손들이 산책하며 건강을 지키는 모습을 상상하면 벌서 마음이 생쾌해집니다."
스님은 백송과의 인연도 특이하다. 울진 서면 출신인 스님은 1958년 불영사에 출가해 승려가 됐다. 그후 서울 조계사에서 10여 년간 수행생활을 했다. 조계사 경내에는 수령 500년이 넘는 천연기념물 백송 1그루가 있다. 스님은 이곳에서 백송에 매료돼 어미 백송에서 씨앗을 채취해 어린묘목을 키웠다. 그리하여 입산을 기념해 1971년 불영사에 묘목 1그루와 해인사 지족암에 1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불영사 백송은 현재 키 10m, 둘레 1m의 성목으로 우둑 자랐다고 한다. 스님은 자신이 심은 백송을 보러 불영사를 자주 찾고 있다.
백송을 사랑한 스님은 올해 세수 84세 노승이다. 후대에 백송공원이라도 남기는 게 마지막 바람이다. 스님은 백송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 또 공원 조성에 뜻 있는 후원자가 있다면 함께 사업을 전개해볼 생각이다. 한편 수성 스님은 대구 정토사에서 40여 년간 수행을 하면서 팔만대장경, 삼국유사 등 불교경전을 디지털 작업을 통한 복원불사에도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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