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말시한 강조하며 "크리스마스선물 무엇될지 美에 달려"..."북, 내년 '새로운 길' 가능성 커"

입력 2019-12-03 15:11:59

외무성 美담당 부상 담화 "지금까지 인내력 발휘…남은 건 미국의 선택"
'크리스마스 선물' 표현 눈길…2017년 7월 ICBM 발사 때는 "美 독립기념일 선물"

북한은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연말 시한'을 상기하며 선제적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말 시한까지 별 진전이 없을 경우 내년부터 추가 도발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 등 새로운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리태성 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리 부상은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며 북미 대화 교착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렸다.

리 부상의 발언은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 북미협상이 이대로 해를 넘기면 내년부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해온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제중대조치를 언급해 연말 전에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담화에서 사용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도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서 지난 2017년 7월 4일 ICBM급 화성-14를 발사하고 이를 '오만한 미국인들에 대한 독립 기념일 선물'이라고 칭한 바 있다.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과 관련,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는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6차 세종국가전략포럼' 발제문에서 연내 2차 북미 실무회담이 열리지 못할 경우 북한이 "2020년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내년 11월 3일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남북 및 북미 대화 단절을 선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하면서군 통신선 중단, 공동경비구역(JSA) 통행 제한, 감시초소(GP) 복구 등 고의적인 '남북군사합의서' 위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으로 외화를 확보하는 이른바 '쿠바모델'을 기반으로 경제발전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조 교수는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사실상의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인 핵실험과 중장거리·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으면 대화 동력은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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