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공사 '권혁찬' 소장을 만나다

입력 2019-11-26 10:47:49 수정 2019-11-26 15:11:48

'귀향살이?' 울릉도 생활…3년 후 '섬사람'으로 거듭나

울릉도는 섬이다. 사람을 실어 나르는 여객선, 오징어를 잡는 어선, 물품을 운송하는 화물선, 바다를 지키는 경비함 등 모든 선박들을 위한 안정적인 항만시설이 꼭 필요하다.

울릉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공사 권혁찬(53) 소장. 박기호 기자
울릉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공사 권혁찬(53) 소장. 박기호 기자

울릉도 남쪽 해안에 있는 사동리 앞바다에는 항만공사가 한창이다. 울릉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공사다. 현장 지휘는 ㈜동양건설산업 권혁찬(53) 소장이 맡고 있다. 전국의 고속도로와 항만공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지난 3년간 울릉도에서의 남다른 기억들을 꺼냈다.

그는 2016년 10월 17일, 그날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본사에서 울릉도 근무 발령을 받고, 태어나 처음 섬을 오가는 여객선에 올랐다. 포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울릉도에 도착할 때까지 3시간 30분 동안 눈을 뜰 수도 없었다. 휴대폰조차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멀미를 겪었기 때문이다.

더 큰 충격은 그 후 일어났다. 여객선터미널을 지나는 다리에서 주위를 살폈고, 절벽으로 둘러쌓인 도동항은 그를 공포에 빠뜨렸다. 과연 울릉도에서 항구를 만드는 게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혼자서 무작정 울릉도에 들어와 울릉읍 사동리 공사현장 해상을 둘러 봤고, 도착 후 일주일간 아무것도 못했다. 첫 열흘 동안은 혼자서 지냈고, 그 후 직원들이 하나둘 울릉도에 들어왔다.

귀향살이?가 시작된 것이다. 처음 일 년 까지는 '섬에 유배왔다'고 말할 정도로 낯선 환경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업무협의차 연간 30회(왕복60회)도 넘게 여객선을 탄다. "멀미의 공포는 사라졌고, 섬 생활도 잘 적응했다"고 그는 말한다.

권 소장은 "콘크리트 구조물 제작장 확보와 건설자재와 장비들의 해상운송, 공사현장의 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말했고, "지난 3년간 해상공사현장에 태풍피해가 한 번도 없었던 것은 하늘이 도왔다"고 덧붙였다.

권혁찬(53) 소장이 울릉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공사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박기호 기자
권혁찬(53) 소장이 울릉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공사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박기호 기자

현재 울릉도에는 큰 항구가 세 곳이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울릉의 관문 도동항, 1970년대 동해어업전진기지로 만들어진 저동항 그리고 2000년대 새롭게 개발된 여객과 물류를 담당하는 사동항 1단계 항구가 있다.

울릉도·독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한해 40만명에 이른다. 여행객들이 늘어나자 여객부두뿐만 아니라 화물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우리땅 독도에 대한 영토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유사시 해경경비함과 해군함정의 독도 출동시간 단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이들을 위한 울릉도 항만개발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생겼다.

결국, 국가관리연안항인 울릉 사동항은 2단계 건설공사에 들어갔다. 대형여객선과 해군·해경·국가어업지도선 접안시설을 갖춰 민·관·군이 함께 사용하는 복합항만이다. 접안시설의 길이는 1천25m에 달하고, 2020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권 소장은 "올해 접안시설, 도로 등 기반시설 공사를 마치면 포장공사만 남는다. 현재 90%정도의 공정이다"며 "주민들과 이용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항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1년 남짓 남은 공사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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