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가산산성 등 팔공산 수묵화
한국국학진흥원이 '영남 선비들의 여행'이라는 주제의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동화사와 가산산성 등 팔공산 옛 모습을 수묵 담채로 그려낸 '시화첩'을 발견해 공개했다.
'눈에 들어오는 대로 묘사해 그리다'라는 뜻의 '수안전모첩'이라는 시화첩은 가로 19.5cm, 세로 28.5cm 크기로 표지를 포함해 모두 14면이다. 시 작품 37편과 '선사도', '천석재도', '동화도', '파계도', '가산성전도' 등 그림 5점이 수록됐다.
이 책은 조선 말 달성 하빈 선비 박승동(1847~1922)이 1879년 4월 친지들과 9박 10일 동안 팔공산 여행을 하면서 남긴 기행일기식으로 구성됐다.
시와 그림, 글씨가 한데 어우러져 영남지역 선비들의 풍류 양상과 예술정신의 일면을 보여주는데, 이 가운데 그림 5점은 140년 전 동화사·파계사·가산산성 등의 모습에 대한 기록화적 성격을 지녀 소중한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동화도'와 '파계도'는 구름이 피어오르는 듯한 층층의 기암절벽이 매우 인상적이다. 공간의 여백이 많고 필묵의 사용 방식이 빠르고 힘찬 게 특징이다.
그림 아랫부분에 있는 나무다리와 그 위에서 유람객이 담소를 나누며 무언가를 가리키는 있는 모습은 작가의 풍류 정신이 화면에 그대로 표출돼 풍부한 정취와 여유로운 분위기가 묻어난다.
'가산성전도'는 기록화로서의 사료적 가치가 있다. 원형 구도 속에 담아낸 그림에는 조선 인조, 숙종, 영조 시기에 각각 축성된 내성과 외성, 중성에 대한 묘사가 진경 산수화풍을 연상시킨다. 140년 전의 가산산성의 규모를 복원할 수 있는 사실적 자료로서의 활용가치도 높다.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가 처형된 사육신 박팽년의 후손인 박승동은 젊어서부터 시문에 능했을 뿐 아니라 영남 출신의 선비로서는 드물게 그림에도 뛰어난 소질이 있었다. 그의 집에는 전래하는 옛날 그림이 많았는데 조선 중기 화원 출신의 함윤덕, 윤인걸 등의 작품 뿐 아니라, 자신의 선조인 박팽년이 그린 6폭의 산수 그림도 소장돼 있었다.
그는 산수를 그릴 때 운필에 힘이 넘쳐야 오묘한 경지에 들어갈 수 있으며, 조화에 부합돼 도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저술로는 '미강문집' 외에도 관혼상제에 관한 제도와 절차를 모은 '사례속집'이란 예서(禮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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