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추가건립 논의 시작부터 찬·반 충돌

입력 2019-11-21 20:34:10 수정 2019-11-21 20:57:46

'월성원전소재 지역실행기구 출범식'서 찬성 주민과 반대 환경단체 몸싸움
주낙영 경주시장 등 주요 참석인사 출입문 막히자 펜스 뛰어넘어 들어가기도

21일 경주시 양북면 월성원전 환경감시센터에서 열린
21일 경주시 양북면 월성원전 환경감시센터에서 열린 '월성원전소재 지역실행기구' 출범식에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추가 건립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측의 저지로 입구를 들어갈 수 없게된 주낙영 경주시장이 펜스를 넘고 있다. 독자 제공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맥스터) 추가 건립 논의가 시작부터 찬·반 세력 간의 갈등으로 삐거덕거리고 있다.

경주시는 21일 양북면 월성원전 환경감시센터에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 의견수렴 절차를 추진할 '월성원전소재 지역실행기구'(이하 실행기구) 출범식을 열었다.

하지만 그동안 맥스터 추가 건립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보였던 찬성과 반대 측이 이날 출범식에서도 충돌했다.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행사장 입구는 행사장으로 진입하려는 경주, 포항, 울산 등 지역 환경단체 회원 30여 명과 이를 저지하는 주민 200여 명이 욕설을 하고 몸싸움을 벌였으며 출입문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반대 측인 환경단체 회원들이 승합차 등을 타고 행사장 진입로에 들어서려 하자 찬성 측 주민들이 트랙터와 화물차로 이를 막아서는 위험한 상황도 벌어졌다.

환경단체 회원들은 "건식 저장시설 반대", 주민들은 "환경단체는 지역 일에 간섭 말고 지금 당장 물러가라"라고 서로 외치며 대립을 이어갔다.

이런 탓에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던 주낙영 경주시장을 포함한 주요 참석자들이 환경단체에 가로막혀 펜스를 겨우 뛰어넘어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웃지 못할 일이 연출됐다.

환경단체 측은 행사장 출입구가 막히자 연좌농성을 벌이며 "주 시장은 직접 내려와 지역실행기구 출범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첨예한 갈등으로 행사는 30여 분 지연됐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력을 배치해 양측의 충돌을 최소화하는데 애를 썼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시민은 "찬성과 반대가 이토록 대립하는 상황에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느냐. 갈등을 봉합할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관과 경주시가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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