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3분기 통합재정수지 26조5천억 적자 사상 최대

입력 2019-11-08 17:38:07 수정 2019-11-08 19:02:04

근로·자녀장려금 확대로 세수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

기획재정부는 8일
기획재정부는 8일 '월간 재정동향 11월호'를 통해 올해 1∼9월 누계 통합재정수지가 26조5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올해 3분기까지 통합재정수지가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국가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돼 우려를 낳고 있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이 확대 지급되면서 국세 수입이 6년 만에 감소한 탓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월간 재정동향 11월호'를 통해 올해 1∼9월 누계 통합재정수지가 26조5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총수입은 359조5천억원이고, 총지출은 386조원이었다. 당해연도의 순수한 수입에서 순수한 지출을 차감한 수치를 통합재정수지라고 하며, 정부 재정이 건전하게 운용되는지를 판단하는 지표이다.

1∼9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2005년과 2006년, 2009년, 2013∼2015년에도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적자 규모는 1999년 7월 월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올해가 가장 크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57조원 적자를 보였다. 1~9월 누적 기준으로 2011년 통계 공표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정부는 재정수지 적자 원인이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확대 지급하고 재정 집행을 강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470만 가구에 5조원 규모의 근로·자녀장려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1조8천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액수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한 통합재정수지는 1조원 흑자, 관리재정수지는 42조3천억원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앞서 7년간 통합재정수지 추이에 따르면 4분기에 흑자 전환하거나 흑자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10, 11월에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가, 12월에는 종합부동산세가 들어올 예정이다.

그러나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9월 총수입을 항목별로 보면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6천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국세 수입이 1∼9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3년(-2.9%) 이후 처음이다.

근로·자녀장려금이 확대되면서 소득세는 지난해보다 2조4천억원 감소한 60조7천억원이었다. 법인세는 6천억원 늘어난 65조8천억원이었다. 다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증가 폭이 예상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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