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둔 자영업자 11만6천명 감소…IMF 이후 최대

입력 2019-11-05 17:53:41 수정 2019-11-05 22:00:34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 5일 발표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 없어' 집계 이래 최고 수준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나쁜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맞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3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6천명(7.0%) 감소했다. 감소폭은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를 맞았던 1998년 8월(-29만6천명) 이후 최대다. 반면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또는 가족 도움으로 사업하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2만 7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7천명(2.4%)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도소매업과 제조업 업황이 악화하는 등 내수가 안 좋아 40·50대 위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취업을 못해 신규 창업하는 경우 리스크를 줄이려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출발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규 자영업자 대다수는 5천만원 미만의 사업자금을 들고 6개월 미만을 준비해 창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에서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가운데 70%는 최초 사업자금 규모가 5천만원에 못 미치고, 창업 준비기간도 6개월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자금이 500만원 미만이었다는 응답은 28.7%, 500만~2천만원 미만은 15.3%, 2천만~5천만원 미만은 26.0%였다. 5천만~1억원 미만은 20.7%, 1억~3억원 미만은 8.0%, 3억원 이상은 1.3%였다. 창업 준비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52.3%가 '1~3개월 미만'이라고 답했다. 3~6개월(21.6%) 6개월~1년(12.5%)이 뒤를 이었다.

고용시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통계청의 같은 조사에서 일할 능력이 있지만 취업 의사가 없는 인구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나 가사, 재학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쉬었음'이라고 답한 이들은 역대 최다인 217만3천명으로 1년 새 34만9천명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폭은 2011년 1월(35만4천명)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 8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3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만8천명(1.0%)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 기간에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이들을 뜻한다. 이들 취업·창업 희망자 중 구체적 활동계획이 있는 이들의 비중은 68.0%로 1년 전보다 2.2%포인트 줄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경기 침체 탓에 기업은 채용을 억제하고,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여는 시간을 줄이거나 가족기업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본질적으로 제조업 생산 부진이 원인이며 단기간 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