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권역 담당 '경북소방'에 헬기 2대뿐?

입력 2019-11-04 17:06:26 수정 2019-11-04 21:39:03

울릉도·독도까지 출동 "헬기 추가 배치 절실"

경북소방본부 헬기의 모습. 매일신문DB
경북소방본부 헬기의 모습. 매일신문DB

지난달 31일 소방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독도에서 접수된 119 신고에 경북소방본부가 아닌 소방청 소속 중앙119구조본부 헬기가 투입된 점을 계기로 경북소방본부의 헬기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소방본부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내륙 권역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울릉도·독도까지 출동해야 하지만 배치된 헬기는 단 2대 뿐이다.

4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본부가 119특수구조단에 배치해 운영 중인 헬기는 1995년 도입해 20년이 훌쩍 넘은 러시아제 카모프, 2006년 도입한 프랑스제 도핀 등 2대다.

카모프는 항속거리가 700㎞에 달하지만 야간비행이 불가능한 노후 기종이고, 야간비행이 가능한 도핀(항속거리 814㎞)은 현재 정기점검을 받고 있다. 더욱이 두 헬기는 경북 중심지역이 아닌 남쪽에 치우친 대구공항에 배치돼 있어 경북 북부내륙권 출동에 30분 이상이 걸린다.

이 때문에 정부가 안동시 안동병원에 닥터헬기를 배치해 119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야간비행이나 장거리 해상 운영은 불가능하다. 또 헬기 운영에 필수적인 정기점검에 들어가면 이를 대체 운용할 헬기도 없는 여건이다.

더 큰 문제는 경북도가 관할하는 동해안과 울릉도, 독도 권역에 있다. 이들 지역에 상시로 배치된 헬기가 없는 탓에 헬기 권역의 공백으로 남아 있고 내륙과 기상여건에 차이가 큰 연안·해상·도서 전문 헬기 인력 양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경북소방본부가 동해안 권역 구조역량 강화를 위해 포항에 '동해안119특수구조대' 설립을 진행 중이지만 올해 건축물을 준공하려던 계획은 2021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울릉도에 항공대를 상시 배치하는 방안은 이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언제쯤 가시화할지 기약이 없다.

이 같은 문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항공대 추가에 따른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발생한다. 결국 경북지역 헬기 추가 배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을 지원하는 중앙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항공대 추가를 위해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헬기 구입은 물론 24시간 교대 근무가 가능한 조종사, 정비인력까지 갖춰야 해 상당한 예산이 뒤따라야 한다.

경북소방 관계자는 "경북도청 이전과 맞물려 헬기 배치 지역의 경북이전을 검토했지만 대구 주변인 포항, 경주 등에 도민이 밀집해 있어 북부권엔 닥터헬기를 배치한 것"이라면서도 "대구에 중앙119구조본부, 대구·경북소방본부, 대구·경북경찰청 헬기까지 있는 만큼 대구경북 전체를 고려한 헬기 자원의 분산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