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기립 저혈압, 젊은층 기립 빈맥 대표적 원인
어지럼은 성인의 20%정도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고,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어지럼이 나타났을 때 사람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갑자기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거의 귀 쪽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로 이석증, 전정신경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의 흔한 원인은 이석증이라 불리는 '양성돌발체위현훈어지럼'이다. 보통 이석증은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 달팽이관이 아니라 반고리관으로 이석기관에서 떨어져 나온 이석이 들어감으로써 발생하는 어지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흔한 어지럼이 바로 '기립 어지럼증'이다. 말 그대로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땐 괜찮다가 일어서거나 혹은 걸어다닐 때 어지럼을 느낀다.
그러나 환자들은 어지럼 외에도 ▷머리가 띵하다 ▷피곤하다 ▷졸린다 ▷생각이 잘 안 된다 ▷눈이 흐려진다 ▷기운이 빠진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며, 본인 증상이 기립시에 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어지럼을 비롯하여 이런 증상들이 발생한다면 어떤 자세를 취함에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노인에게 위험한 기립 저혈압, 젊은층은 기립 빈맥
기립 어지럼증의 원인은 기립 저혈압과 기립 빈맥이 대표적이다.
기립 저혈압은 서 있을 때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누워있을 때에 비해 앉거나 일어서면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면서 어지럼을 느끼게 된다.
기립 저혈압은 노인에게서 특히 잘 발생하는데, 이는 노화에 따른 혈압의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 때문이다. 우리 몸은 기립 상태에 따라 혈압을 조절하도록 되어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심혈관계 자율신경에 변화를 가져와 자세에 변화에 대한 혈관의 반응이 느려지면서 발생하게 된다.
탈수나 혈압약이나 전립선약 같은 약물복용, 급격한 체중감소 등이 있을 때 기립 저혈압이 쉽게 발생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척수 손상, 뇌경색, 뇌출혈, 약물복용, 파킨슨병이나 다발계 위축증 같은 퇴행성 질환이나 당뇨병으로 자율신경 이상이 가속화한다.
흔히 앉아서 측정한 혈압이 높아서 고혈압 약을 처방하게 되는데, 앉거나 누워있을 때는 혈압이 높다가 일어서면 급격하게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노인들은 아침에 서있는 상태에서 혈압을 재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기립 저혈압이 있는 노인은 어지럼으로 잘 넘어지고 심한 경우 의식을 잃고 실신하면서 골절을 입는 수도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또 노인에게서는 혈압의 자율신경계 조절이상으로 식후 저혈압이 발생 할 수 있다. 식사를 하고 1시간 내에 실신이나 어지럼, 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식후 저혈압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카페인 섭취는 그 기전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내장혈관 확장을 막아서 식후 저혈압을 막는데 효과가 있다고 하며 식후의 걷는 운동 역시 저혈압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기립 빈맥은 일어설 때 맥박이 갑자기 증가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누워있을 때 대비 30회 이상 증가되거나 맥박이 120회가 넘는 것을 말한다. 기립성 빈맥은 주로 젊은 사람들에게서 잘 생기는데, 다양한 증상들을 보일 수 있다. 불안증세, 우울증, 편두통,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공황장애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갑작스런 자세변화나 기립뿐만 아니라 ▷운동 ▷열 ▷음식 ▷일과 중 ▷약물 복용 등에 의해 심해질 수 있다.
◆ 어지럼증 유발 정확한 원인 반드시 찾아야
어지럼의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한다면 이러한 기립 빈맥이나 기립 저혈압을 고려해봐야 한다. 기립 저혈압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약물복용이나 당뇨 등 알려져 있는 원인이 없다면 자율신경이상을 일으킬만한 다른 원인들을 반드시 알아보아야 한다.
심한 자율신경이상을 동반한 기립 저혈압은 치료가 쉽지 않지만, 약물 복용이나 다른 일시적인 상황에 의한 기립 저혈압은 치료 효과가 좋다. 기립 빈맥 또한 90% 이상에서 증상 호전을 보이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기립 어지럼증의 진단은 병력(病歷) 청취와 자율신경 기능검사가 중요하다.
자율신경검사는 ▷기립경사검사 ▷발살바검사 ▷심호흡시 심박동검사 ▷정량적축삭반응발한검사로 이루어진다. 기립경사검사를 시행함으로써 기립 빈맥이나 기립 저혈압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다른 검사를 통해 이러한 기립 빈맥이나 기립 저혈압이 자율신경이상에 의해 생긴 것인지 아니면 탈수나 약물 등 다른 원인에서 발생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저나트륨혈증이나 빈혈 등 기립 어지럼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하기도 한다.
자율신경이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신경이상이 있는 경우 당뇨나 갑상선 질환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퇴행성 질환이 원인인 경우 치매검사나 파킨슨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또 말초신경질환이나 부종양성 증후군, 척수질환 등 가능성이 있는 질환들에 대해 검사한다.
기립어지럼의 원인 중에는 약물이나 혈액검사 이상 등 교정이 가능한 원인들이 많으므로 원인만 찾아낸다면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율신경이상이 기립어지럼의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자율신경이상 자체를 교정할 수는 없다. 혈압이나 맥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함으로써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낙상을 막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다. 균형장애나 변비, 빈뇨, 수면 장애, 기억력저하 등 동반된 증상들을 같이 교정하여 환자의 삶을 질을 향상시키도록 한다.
◆기립 어지럼증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과 운동
기립 어지럼증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이 매우 중요하다. 기립 시에 어지럼 증상이 주로 나타나므로 장시간 서있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서 있다가 어지럼이 발생한다면 앉거나 다리를 꼬는 등 혈압을 올려줄 수 있는 행동을 권한다.

평소에 물을 자주 마시고 고혈압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카페인 음료는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오후에는 마시지 않도록 하고 사우나, 목욕탕 등 너무 더운 환경은 피해야 한다.
운동은 처음에는 앉거나 누워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근력 운동 혹은 수영이나 실내자전거 등으로 시작해서 점차 걷기, 계단 오르기 등 서서 하는 운동 순서로 해나가는 것이 좋다.
도움말 김현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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