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 무용평론가

서너 달 전 화합되지 않은 대구무용협회의 민낯이 언론을 타고 보도되기도 하고, 일간지의 논설로 비판을 받기도 한 적이 있었다. 10월 초에 마무리된 '전국무용제'를 앞두고, 대구무용계의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무용계 저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필자도 그 회오리의 중심에 있었다. 무용계를 위한 협회의 공정함을 되찾자는 것이고, 협회운영은 대구시의 공적 재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 후의 문화계 뒷얘기들은 협회에서 10년간이나 제외되어 불이익을 당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돈 욕심이나 부리는 반란으로 치부되었고,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몫을 나누지 않으려 했다. 그 작은 권력도 나누지 않는 냉정한 세상 논리에 대한 확인이었다. 오히려 공허하게 몇 달이나 애걸과 겁박의 목소리를 높인 측이 오히려 협조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협회의 요구로 2명이 집행위원회에 들어갔지만 회의 한 번으로 끝났다.
'전국무용제' 행사를 하면서 진행과정이나 회의 등이 공식적으로 공개되고 이뤄졌어야 했다. 자주 회의를 거쳐, 과정에 대한 체크나 불편함 등이 집행위원회 20명 위원의 의견과 안목으로 개선되었더라면 더 훌륭한 무용제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지만 온실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무용가들은 나름의 살 길을 찾는다. 소박하게 또는 자신의 역량대로 자신의 그룹을 만들어 자기만의 색깔로 춤 행사를 가진다. 필자는 2010년부터 「한국춤축제위원회」를 만들어 3회에 걸쳐 춤 축제를 열었다. 포부도 크게 모토가 '춤의 바람 불어라'였고, 비전공자 춤꾼들을 무대에 세운다고 언론에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벌인 행사는 소박했지만, 즐거운 무대였다. 이제 그 힘을 키워 어제 10월 27일 '거리춤페스타'로 다시 축제를 열었다. '한국민족춤협회 대구지회'의 이름으로 대중과의 춤 소통을 위한 거리 춤판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춤 무대였다.
지난 주 월요일 21일에는 '대구무용비엔날레'의 발족 기념공연이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독일 유학파 유연아의 '(사)춤추는 박물관'이 주관하는 무대였다. 첫 걸음에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만의 특색 있는 춤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본다.
전국과 세계의 젊은 안무가들을 위한 '세계안무축제'(조직위원장 박현옥)도 초여름이면 어김없이 판을 열어 6회째로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춤은 한 목소리가 아니고 다양한 색깔을 뽐낼 때, 관객들과의 소통은 이뤄지게 된다. 각자 춤꾼 자신만의 고유한 춤 가치관으로 다양한 춤은 확산된다. 무용계 폐쇄성이라는 문제의 답은 결국 소통이다. 채명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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