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8개 사업 3천억 편성…‘대구 노사평화의 전당’ 성인지 사업으로 분류
대구시 성인지 예산 98건, 담당 공무원조차 성인지 예산인지 몰라…“엉터리 행정” 비판 목소리
대구시가 한 해 살림이 '성(性)평등한 방식'으로 사용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성인지(性認知) 예산제'(Gender Responsive Budget)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10년을 맞았지만, 신문 구독료 납부, 가로등 조도 개선사업 등 제도 취지와 무관한 사업들이 올해도 대거 포함됐다.
이는 성인지 예산 개념 자체가 모호한데도 정부가 17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성인지 예산 책정을 독려하거나, 많이 책정하면 할수록 인센티브를 주는 바람에 전국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탓이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대구시의 부서별 성인지 예산은 모두 98개 사업, 3천억원이다. 대구시 전체 예산(약 8조8천억원) 가운데 약 3.5%를 차지한다.
성인지 예산이란 나랏돈이 성평등한 방식으로 사용되는지 평가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체 예산 가운데 특정 예산은 성평등한 방식으로 사용하겠다고 분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성평등 관점에서 이뤄지는 예산의 책정과 배분 과정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됐다.
특히 선정된 사업과 규모 등 성과는 중앙부처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대구시 성인지 예산 사업은 지난 2015년 이후 사업 개수와 예산액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문제는 해마다 성인지 개념과 무관한 사업까지 성인지 예산으로 포함하는 이른바 '주먹구구식' 사업 선정 사례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올해 대구시가 성인지 예산으로 편성한 98개 사업을 살펴본 결과 시 대변인실은 '시정 모니터링'을 성인지 예산으로 편성하면서 신문구독료·방송스크랩서비스 이용료 등을 성인지 예산으로 편성했다.
교통국이나 경제국 등은 ▷신천 자전거 안전교육장 운영 ▷자전거 보관대 설치 ▷가로등 설치 및 개체 ▷가로등 조도 개선사업 ▷전통시장 환경정비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등 일반적인 시설 개선 사업까지 성인지 예산으로 편성시켰다.
이에 대해 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신문 구독과 스크랩 서비스는 남녀 모두 이용할 수 있으므로 성인지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해명했다.
※성인지 예산제도=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해 이를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제도.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예산 수혜를 받도록 지난 2009년 도입됐다. 사업부서는 남녀가 평등하게 수혜를 받도록 예산집행 효과를 분석하고, 사업의 성평등 기대효과와 성과목표, 성별 수혜분석 등을 기재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