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 등 환경시설 몰린 경산 대정동 주민들 "악취 고통"

입력 2019-10-23 17:06:20 수정 2019-10-23 20:45:20

도축장·폐수처리시설 대책 호소…악취 저감 위한 근본 대책 마련 시급
인근 대임지구 조성 시 집단 민원 예상돼 선제적 대책 마련 목소리도

도축장과 함께 오·폐수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이 밀집한 경북 경산시 대정동의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기적인 악취저감시설 증설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이들 시설을 지하화해 악취 확산을 차단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산시내를 관통하는 남천의 하류 쪽에 있는 대정동에는 민간 도축장이 운영하는 폐수처리시설(처리능력 1일 250t)과 경산시가 관리하는 하수처리시설(1일 4만t) 및 가축분뇨처리시설(1일 180t), 환경부가 관리하는 폐수처리시설(1일 10만t) 등 각종 환경기초시설이 밀집해 있다.

경산시 대정동 남천변을 따라 오폐수, 가축분뇨 등을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과 도축장 등이 밀집돼 있어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남천변 환경기초시설과 도축장 주변 항공사진. 경산시 제공
경산시 대정동 남천변을 따라 오폐수, 가축분뇨 등을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과 도축장 등이 밀집돼 있어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남천변 환경기초시설과 도축장 주변 항공사진. 경산시 제공

이들 환경기초시설의 경우 24시간 상시 운영되다 보니 악취 농도가 법적 기준 이내라고 해도 오·폐수 처리나 축산물 도축 등에 따른 악취가 일상 생활에 불쾌감을 줄 정도로 늘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날씨가 흐리거나 기압이 낮은 날에는 악취가 더욱 심각하다. 바람을 타고 악취가 퍼져나가면서 경산시 대정·정평동뿐 아니라 대구 수성구 사월동 등 인근 지역까지 확산되는 경우도 적잖다.

인근 주민들은 "평소에도 이들 환경기초시설 주변에서 늘 냄새가 나는데, 날씨가 흐리거나 기압이 낮은 날에는 유난히 심하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환경부와 경산시 등이 해당 폐수 및 분뇨 처리시설의 탈취장치를 교체하는 등 관련 시설을 보강하고, 개인사업장인 도축장의 폐수처리시설에도 악취저감공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등 악취 줄이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게다가 인근에 경산 대임지구가 조성될 에정이어서 앞으로 악취 문제로 인한 집단 민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 환경기초시설과 불과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2023년까지 1만1천여가구 규모의 경산 대임지구 공공주택지구(167만㎡)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한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경산시민들은 "시설을 이전하지 못한다면 돔(Dome)을 설치하거나 지하화해 악취를 포집해 처리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산시 관계자는 "대임지구 조성 등에 따른 대정동 악취저감계획 수립을 위해 1년 동안 악취 물질에 대한 측정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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