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중동에서 발 빼려는 美, 시리아 철군으로 극명해져"
"美, 힘 약한 게 아니라 의지 결여…亞 넘어 전세계로 번질 것"
미군의 시리아 북부 철수는 미국의 개입 중단, 비(非) 관여 기조가 중동을 넘어 아시아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신호이며 러시아가 그 사이 힘의 공백을 대체하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전문가들을 인용, 예측불가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철군 결정이 시리아 북부의 극적인 사태를 불렀지만 근본적 요인은 미국 사회의 전반적 변화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아랍 걸프국 연구소'의 후세인 이비슈는 "긴 결별 과정이 시작됐으며 그 결별은 중동에서 시작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질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불개입·비관여 기조는 이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부터 강하게 나타났고 트럼프 대통령에 와서 절정을 달리는 것이라고 이비슈는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영자 매체 '아랍뉴스'의 필진 무함마드 알술라미도 16일 칼럼에서 트럼프의 변덕이 아니라 관여를 꺼리는 미국 내 광범위한 여론이 시리아 북부 미군 철수로 이어졌다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술라미는 미국 사회의 불개입 여론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막대한 손실의 트라우마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면서, "미국이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미군이 시리아 북부를 떠나자마자 러시아군이 중재자로 나서며 그 자리를 차지했다. 유프라테스강 서안(西岸) 요충지 만비즈의 옛 미군 기지에 도착한 러시아 기자들이 유쾌한 분위기 속에 셀카를 찍는 모습이 온라인에 확산했다. 중동 국가들은 새로운 우방을 찾고 있으며 그 대상으로 러시아가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라며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시리아 침공을 이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달 내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이번 시리아 침공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사정에 따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향후 시리아 북부의 영토 분할을 감독할 것으로 보인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 쪽에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미국의 터키 영향력이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내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의 불화를 심화하고 터키를 더욱 러시아 쪽으로 끌려가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주둔 미국 육군 사령관 출신인 벤 호지스는 "푸틴 대통령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는 다른 지역에서 더 대담하게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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