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 연계 교재와 함께하는 대구경북 기행

입력 2019-10-21 06:30:00

구미 형곡동, 경산 삼성역, 포항 송라면 여인의 숲이 EBS 교재에 등장

EBS 교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바이블(성경)'로 불린다. 그런 만큼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수험서로 꼽힌다. 여기선 다양한 주제, 소재가 지문으로 사용되는데 올해 국어 교재에서 대구경북 이야기가 여럿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대구 능인고 민송기 교사에 따르면 국어 교재에서 대구경북을 소개한 내용은 세 부분. 수능특강 문학의 127쪽에 구미 형곡동, 181쪽에 경산 삼성역이 나올 뿐 아니라 수능특강 화법작문문법 144쪽에선 포항 송라면의 '여인의 숲'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향랑의 사연과 그를 기리는 노래를 새긴 노래비. 구미시 제공
향랑의 사연과 그를 기리는 노래를 새긴 노래비. 구미시 제공

구미 형곡동은 조선 숙종 때 열녀라고 추앙받은 향랑을 기리는 사당이 있는 곳. 향랑은 남편의 성품과 행동이 사나워 시부모마저 개가를 권했으나 이를 거절, 스스로 목숨까지 끊은 인물이다. 조선 후기 김소행이 쓴 '삼한습유'에선 주인공이 향랑이지만 배경을 삼국시대로 바꾸고, 그가 삼국을 통일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꾸몄다. EBS 교재에선 이 같은 내용을 풀어 지문으로 제시했다.

이동하 작가의 소설
이동하 작가의 소설 '우울한 귀향'의 배경이 된 경산 삼성역의 현재 모습. 매일신문 DB

이동하의 장편 소설 '우울한 귀향' 일부를 소개하는 지문에서는 경산 삼성역이 등장한다. 소설의 주인공이 대학 졸업을 앞두고 우울감과 무력감에 시달리다 귀향을 결심, 서울에서 고향으로 돌아올 때 도착하는 곳이 경부선의 삼성역. 이 역이 자리한 경산 남천면은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조선 말 김설보라는 여성의 기부를 바탕으로 조성된 포항 송라면의
조선 말 김설보라는 여성의 기부를 바탕으로 조성된 포항 송라면의 '여인의 숲' 풍경. 포항시 제공

수능특강 화법작문문법 144쪽엔 "○○시 △△면 평야 지대에는 '여인의 숲'이라는 아름다운 숲이 위치하고 있다.(중략) 이곳이 '여인의 숲'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19세기 말 김설보(1841~1900)라는 한 여성의 노력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시 △△면'으로 처리된 곳이 포항시 송라면. 큰 주막을 운영하던 김설보는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숲을 조성할 때 자신의 재산을 내놓아 공사 자금을 댄 인물이다. 이곳은 산림청, (사)생명의 숲 국민운동 등이 개최하는 '한국의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공존상을 받기도 했다.

민 교사는 "현재 삼성역은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다. 과거의 정취를 느끼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는 곳"이라며 "EBS 교재에는 이 외에도 대구 ㅅ장어 사장, 경주 최부잣집 육훈 이야기 등 대구경북과 관련된 이야기가 여러 개 숨어 있다. 이 사실을 알고 공부하면 좀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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