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민들 내 집 마련 기간 3년 새 3.7년 늘었다

입력 2019-10-07 16:40:34 수정 2019-10-07 19:38:00

평균 18년 이상 걸린다…소득 증가가 집값 상승 못따라가

대구 수성구 아파트 밀집 단지.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 아파트 밀집 단지. 매일신문 DB

자료 김상훈 의원실
자료 김상훈 의원실

대구 서민들이 아파트를 내 집으로 마련하는데 18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 기간은 집값이 부쩍 오른 최근 3년 동안 3.7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2016~2019년 소득분위별 아파트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배수(PIR)' 자료에 따르면 대구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PIR은 올해 2분기 현재 18.4로 파악됐다. 1년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18.4년은 모아야 평균 가격의 자기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올 6월 현재 대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462만원이다.

저소득층 서민 가구의 내 집 마련 기간은 최근 2년 동안 크게 늘었다. 2016년 1분기 15.3이었던 1분위 가구의 PIR은 이듬해 1분기까지 15.3~14.9로 하락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아파트값이 뛰기 시작한 2017년 3분기 들어 15.1로 상승하더니 2018년 1분기 17.4, 올 1분기에는 19.3으로 뛰어올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벌어들이는 소득 증가분보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훨씬 컸다는 의미다.

반면 고소득층인 소득 상위 20%의 5분위 가구의 PIR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대구 소득 5분위 가구의 PIR은 2016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2.2~2.6을 오갔다. 고소득층은 내 집 장만에 3년이 채 걸리지 않는 셈이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의 PIR 격차 역시 2017년 2분기 12.2에서 올 1분기 16.8까지 벌어졌다.

한편 전국 소득 1분위 가구의 PIR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2분기 16.4에서 올해 2분기 21.1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저소득층 가구의 내 집 마련 기간이 2년 전보다 4.7년 늘어난 것으로, 1년 소득을 모두 모아도 21.1년은 모아야 자기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김상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주거 정책이 서민의 주택 구매 기간을 4년 가까이 늦춰놨다"면서 "그동안 주거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의 부담을 키우고 더 나은 주거환경으로 올라가는 주거 사다리마저 걷어찬 셈"이라고 주장했다.

※키워드: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배수(PIR)=연간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자기 집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기간으로, 소득과 비교한 주택가격을 보여주기 때문에 집값 체감지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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