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인터뷰] 모바일 병원 예약 앱 개발 '벤처 CEO 겸 의사' 박신병 대구 삼선병원장

입력 2019-10-09 06:30:00

대구삼선병원 박신병 원장
대구삼선병원 박신병 원장

병원을 이용하는 많은 환자들은 기다리는 게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동네 의원에 가면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기다려서 진료를 받는다. 좀 더 큰 병원이나 대학병원도 사전 예약을 하지만 막상 병원에 도착하면 순번대기표를 뽑아 들고 기다림의 연속이다. 접수, 진료, 검사, 수납 등 모든 과정에서 대기를 하면서 시간을 허비한다.

대구의 현직 의사가 환자들의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모바일용 병원 예약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30여년 경력의 신경외과 의사로 스타트 업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박신병(57) 대구 삼선병원장.

-현직 의사로서 병원 예약 앱을 만든 것은 의외다.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이 기다리기 힘들다는 불평을 자주 들어왔다. 접수 순서를 놓고 간호사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잦다. 진료가 끝난 뒤 수납을 위해 또 줄서야 한다. 진료를 받고 들어가는데 지치면 몸이 더 아파온다. 병원의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생각만 하던 중, 과거 함께 일했던 병원 전산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 머릿속 개념들을 구체화시켰다.

환자들이 모바일로 직접 예약, 수납을 하고 처방전까지 앱으로 받아 원무과를 거치지 않고 가는 프로세스를 떠올렸다. 이런 동선을 통해 환자는 대기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고, 병원직원들 또한 업무량을 줄일 수 있겠다 싶었다.

-앱 개발은 어떻게 진행해 왔나?

▶2017년 5월 의료관련 소프트웨어 전문개발 업체(㈜온빛)를 설립했다. 모교인 영남대의료원에 찾아가 의료원장께 병원 예약 앱 필요성을 설득했고, 공동 개발에 흔쾌히 동의해서 시작했다. 영남대병원이 공간을 별도로 내주어 우리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지난 2년간 매주 진료분야 의사·간호·원무 파트와 전산실 등이 참여하는 개발 회의를 했다.

병원 출근 전 북구 침산동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있는 회사에 들러 오전회의를 하고, 병원 진료를 마치고는 다시 영남대병원으로 가서 직원들과 개발 토의를 하고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지금까지 주말, 명절도 없이 병원장과 스타트업 CEO '이중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첫 작품인 영남대병원 모바일 예약 앱 기능과 특징은 무었인가?

▶영화표 예매하듯 원하는 진료과, 교수를 찾아 비어 있는 날짜 및 시간을 찾아 간단하게 예약할 수 있다. 서울에 있는 자식이 앱을 통해 부모님 진료 예약을 대신해줄 수 있다. 환자는 해당 과에서 대기 없이 진료를 받고, 앱으로 바로 진료비 결제를 할 수 있다. 처방전 또한 모바일로 받는 기능을 개발 완료했고, 약국 및 관련 업체들과 협의 중에 있다.

우리 회사와 영남대의료원이 함께 집단지성으로 개발한 최초의 앱 모델이자,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 및 편의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환자와 병원 모두 만족도가 높은 앱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병원 예약 앱을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

▶지난 8월 전국 400여 병원이 가입된 대한지역병원협의회와 차세대 의무시스템 개발을 위한 MOU를 맺었다. 정보통신이사 자격으로 회원 병원장들에게 예약 앱을 설명해 주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전국에서 자기 병원 앱을 먼저 만들어달라고 요청이 온다. 하지만 나는 고향인 대구지역 병원에 우선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지역 16개 병원과 계약을 맺었다. 연내에 대구에 있는 100개 병원 중 50개 병원에 자체 앱을 깔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환자들에게 병원 진료 과정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절약해 주고 싶다. 내년에는 흩어져 있는 병원 앱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대구시민들이 가고 싶은 병원을 앱 하나로 편하게 예약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대구에서 시작한 의료정보서비스 벤처가 전국구 회사로 클 때까지 끈질지고 끝까지 도전하겠다.

※박신병 병원장은?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동국대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동국대학교 의대 석,박사 ▷김천 남산 신경외과 개원 ▷현 대구 삼선병원 원장 ▷(주)온빛 대표이사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정보통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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