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위서 불 붙여 "낙화야∼"…하회마을 부용대 '선유줄불놀이'

입력 2019-09-29 13:04:39 수정 2019-09-29 20:14:20

해마다 탈춤축제 기간 세계유산 하회마을서 재연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 부용대 절벽에서 짚불이 떨어지고, 하늘에서는 송진가루로 만든 숯불가루 불꽃비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안동시 제공

"낙화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 절벽 위에서 짚단에 불을 붙여 낙동강 아래로 떨어뜨리고, 만송정으로 길게 연결한 줄에서 숯불가루 불꽃들이 비처럼 쏟아진다.

하늘에는 휘영청 둥근 달이 떠오르고, 낙동강 물 위에는 달걀불들이 유유히 떠내려 온다. 하늘과 물 위에서 쏟아지는 '낙화'와 낙동강 맑은 물속으로 비쳐진 불꽃비의 화려함이 불꽃놀이의 진수를 보여준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 부용대 절벽에서 짚불이 떨어지고, 하늘에서는 송진가루로 만든 숯불가루 불꽃비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안동시 제공

탈춤축제와 안동민속축제 개막 이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28일 오후 7시. 세계유산 하회마을 만송정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부용대 절벽과 낙동강 위에서 빚어진 '전통 불꽃놀이 선유줄불놀이'의 화려함에 매료됐다.

이날 관광객들은 '낙화야~'라는 외침과 함께 부용대 절벽과 하늘에서 쏟아지는 화려한 불꽃에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안동이 지닌 전통놀이의 진수를 만끽했다.

안동시는 해마다 축제 기간 세계유산 하회마을에서 선유줄불놀이를 재연하고 있다. 선유줄불놀이는 전통방식으로 진행되는 불꽃놀이로 9월 28일과 10월 5일 두 차례 진행한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 부용대 절벽에서 짚불이 떨어지고, 하늘에서는 송진가루로 만든 숯불가루 불꽃비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안동시 제공

이날 선유줄불놀이에선 뱃놀이, 줄불놀이, 낙화놀이, 달걀불놀이가 동시에 진행됐다. 450년 전부터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진행된 양반들의 놀이를 그대로 재연했다.

선유줄불놀이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부친인 관찰사 류중영공 이전부터 행해졌다고 전해온다. 조선 초엽 풍산 류씨의 시조로부터 7대손인 입향시조 종혜공이 하회에 입향한 이후 동족 마을이 형성된 뒤부터라는 기원설이 전해오고 있다.

확실한 것은 시기와 장소다. 그 시기는 매년 음력 7월 기망(16일) 야음이 짙은 시간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행해졌다고 한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축제 기간에 재연되고 있다.

경북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경북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재연된 전통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 부용대 절벽에서 짚불이 떨어지고, 하늘에서는 송진가루로 만든 숯불가루 불꽃비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안동시 제공

선비나 양반은 뱃놀이를 즐기며 기녀가 타는 가야금과 장구 소리에 맞춰 시를 지어 시창을 음미하면서 청사초롱의 아름다운 불빛과 그것이 강물에 반사되는 아름다움을 누렸다.

또 하늘의 둥근달, 공중과 절벽에서 튀는 숯불가루, 강 위의 달걀불, 절벽의 낙화 등이 어우러져 물에 반사되는 잘 조화된 화려함과 찬란한 분위기 속에서 놀이를 즐겼다.

한편, 이날 선유줄불놀이에 앞서 식전공연으로 타목 김종흥 선생의 '장승 퍼포먼스', 민요와 가요, 무용공연 등이 펼쳐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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