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투쟁동력 끌어 올리고 '투쟁하는 야당' 이미지 만드려는 의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은 지난 9일 조 장관 임명 이후 추석 당일인 13일을 제외하고 매일 장외 투쟁 중이다. 이 과정에서 소속 국회의원인 박인숙 의원은 삭발을, 이학재 의원은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정부여당을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조국 정국'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등 한국당의 투쟁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무당층 비율이 증가했지만 한국당 지지층이 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황 대표 삭발은 대여투쟁 동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여론의 주목을 다시 받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당 안팎에서 제기돼왔던 지도부 리더십 논란을 불식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당은 장외투쟁 외 다른 투쟁방안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황 대표가 먼저 삭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그동안 '모범생' 이미지를 벗고 '투쟁하는 제1야당 대표' 위상을 다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한 의원은 "이제 보수언론까지 사설을 통해 당 지도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황 대표로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삭발 결심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 삭발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투쟁의 이름을 붙인 삭발은 원래 부조리에 맞서 분투하다 그 뜻을 못다 이룬 사람들이 끝내 선택하는 절박한 심정의 발로"라며 "그러나 황 대표의 삭발은 그저 정쟁을 위한, 혹은 존재감 확인을 위한 삭발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장외투쟁과 단식, 삭발로 분열과 혼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할 시점"이라며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의 쓴소리에 눈과 귀를 닫는 정쟁을 반길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신인의 구태정치 답습이라니 참으로 갑갑한 노릇"이라며 "아무리 원외 당 대표라지만 틈만 나면 국회 밖에서 헛발질, 도대체 민생법안은 언제 처리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정현 대안정치 대변인도 "제1야당 대표가 삭발투쟁을 한다는 것에 대부분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정치를 희화화 시키지 마라"고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도 "10일과 11일 두 여성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하는 삭발인 만큼 타이밍도 늦었고, 임팩트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죽하면 종일토록 여의도에서 황 대표 머리가 가발이냐 아니냐가 더 큰 관심사였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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