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고분군서 고조선 시기 '새 모양 허리띠장식' 출토

입력 2019-09-10 17:33:54 수정 2019-09-11 13:28:03

고조선 시기 중국에서 제작돼 전해진 것으로 추정
새의 머리 부분 결실됐지만 문자 새겨져 있어 주목

경북 청도군 송읍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새 모양 허리띠 장식. 경북문화재연구원 제공
경북 청도군 송읍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새 모양 허리띠 장식. 경북문화재연구원 제공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인데도 발굴조사 없이 건축허가를 내줘 빈축(매일신문 7월 6일 자 6면)을 샀던 청도군 청도읍 송읍리 고분군에서 국내 처음으로 청동제 새 모양 허리띠 장식(鳥形帶鉤)이 수습돼 눈길을 끌고 있다.

청도군은 "지난 7월 말썽이 난 해당 부지에 대한 현황조사를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고조선 때 중국에서 반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군은 허리띠 장식이 기원전 3~2세기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국내에서 말 모양, 호랑이 모양 허리띠 장식은 발굴된 적이 있지만 새 모양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경북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이 장식은 작은 손바닥만한 크기로 새의 머리 부위가 결실됐지만 기러기와 유사한 조류의 세부 특징이 잘 표현돼 있다. 또한 유물에 명문(문자)이 새겨져 있고, 전체를 읽을 수는 없지만 마지막 글자는 구(鉤)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청도군 송읍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새 모양 허리띠 장식. 경북문화재연구원 제공
청도군 송읍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새 모양 허리띠 장식. 경북문화재연구원 제공

출토유물 자문을 맡은 정인성 영남대 박물관장은 "정교한 문양이 들어간 이 새 모양의 출토품은 중국 전국시대 후기에서 전한대에 걸쳐 유행했는데, 중국에서도 새 모양 허리띠 장식이 출토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경북문화재연구원은 사전조사와 현장조사 등 단 며칠 만에 유물을 발견해 앞으로 추가 시굴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경북문화재연구원 신영애 팀장은 "봉분이나 무덤 등 유구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다량의 토기편이 출토돼 지하나 인접한 곳에 삼국시대 무덤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청도읍 송읍리 고분군은 비지정 매장문화재구역으로 청도군이 해당 지역 2필지에 대해 건축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건축공사에 들어가면서 원지형이 훼손되자 영남고고학회 등에서 이의를 제기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당시 청도군 인허가 부서는 이 지역이 국토이용계획 확인원에 등재돼 있지 않아 허가를 내줬다고 해명했고, 현재는 개발행위 허가 시 문화재 부서와 협의를 거치고 있다.

※매장문화재 유존지역=국가와 지자체가 작성한 문화유적 분포 지도나 지표조사 보고서에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표시된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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