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감독 느슨…위장 투자, 편법 증여 등 악용 우려도
"한 번에 수억 원을 투자할 수 있는 '큰손들의 리그'"
사모펀드가 조용하게 뜨겁다. 현금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이 높다. 판매잔고가 공모펀드를 넘어설 정도로 커졌고 최근 성장세도 가파르다. 하지만 투자금 규모와 사업정보 등 진입장벽이 높아서 소수의 자산가 위주로 투자기회가 열려 있다. 이처럼 폐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관리·감독이 느슨하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사모(私募)펀드는 사적으로 모인 펀드를 말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모집인원이 49인(개인 및 법인) 이하다. 1인당 최소 투자금액은 1억원 이상이다. 소수의 개인이 소개와 추천으로 가입하는 형태다. 투자규모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공모(公募)펀드와 다른 점이다.
사모펀드 규모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381조2천6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3.8% 증가했다. 2017년과 2018년의 증가율 각각 15.7%, 13.6%보다 높다. 이에 반해 공모펀드는 7월 기준으로 2016년 224조3천857억원에서 올해 200조545억원까지 축소됐다.
사모펀드 성장세는 최근 주가 하락 등으로 인해 공모펀드 수익률이 떨어지고,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대구 한 투자운영사 관계자는 "법적으로 1억원 이상이면 사모펀드 가입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3억~5억원의 자금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며 "지역에선 한 번 모집할 때 전체 투자금이 60억~300억원 규모이다. 수익성 좋은 상품의 경우 몇몇 큰손들이 참여해 목표액을 채우기 때문에 투자 기회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업설명회도 자산가 대상으로 비공개로 이뤄지고, 모집 전 펀드 설계에서부터 이미 특정 사람들만의 참여를 염두에 둔 형태도 있어서 '그들만의 리그'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감독이 헐거워 악용될 우려도 있다. 한 전문 투자사는 "사모펀드는 공시 의무가 없는 등 관리와 감독이 느슨해 편법 증여나 특정 기업을 목적으로 한 위장투자, 우회적인 지분 취득과 기업 지배구조 왜곡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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