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수의사가 만든 길고양이 등록 앱 '오냥가냥' 눈길

입력 2019-09-09 06:30:00

현직 수의사 및 수의학과 학생으로 구성된 창업 팀…대구대 ‘2019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

길고양이 정보 교환 앱
길고양이 정보 교환 앱 '오냥가냥'을 만든 창업팀의 권소희 대표(수의사)가 앱 실행화면을 소개하고 있다. 대구대 제공

'반려묘(猫)'에 대한 관심과 입양이 늘고 있지만, 유기되는 개체도 급증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길고양이 개체 수 증가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유기 반려묘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길고양이를 등록하고 이들의 행동 패턴을 파악해 분석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현직 수의사와 수의학과 학생 등 총 4명이 모여 만든 창업팀이 동네에 서식하는 길고양이에 대한 정보 교환을 위해 '오냥가냥'이란 이름의 앱을 개발한 것.

이 팀은 대구대학교 '2019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앱을 개발해 시험 운영 중이다. 올해 말까지 iOS용 앱 개발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냥가냥'은 길에서 고양이가 사람을 만났을 때를 묘사한 것. 다가오는 고양이를 '오냥', 도망가는 고양이를 '가냥'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한 이름이다. 이번에 내놓은 앱뿐 아니라 창업팀의 이름도 같다.

오냥가냥은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의 사진을 찍어 저장하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앱이다. 길고양이 사진과 함께 특징점, 발견 장소, 시간, 성별 등을 함께 적어 자신의 피드(목록)에 등록할 수 있다. 이때 시·공간적 정보가 함께 저장되기 때문에 길고양이의 행동 반경을 파악할 수 있고, 중성화 여부도 등록이 가능하다.

또한 사용자는 이러한 정보를 모아 자신만의 '고양이 도감(圖鑑)'을 만든다. 이 도감은 다른 사용자를 친구로 추가한 후 '합체' 기능을 활용해 서로 공유한다. '나만의' 고양이 도감이 '우리의' 고양이 도감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다수의 사용자에 의해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한 지역의 '고양이 지도'가 완성된다.

실제로 이렇게 축적된 정보는 지역의 반려동물 정책을 세우는 데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중성화 수술(TNR) 사업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이 가능하다.

현직 수의사이자 '오냥가냥'을 이끌고 있는 권소희 대표는 "애묘인들 간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사람과의 접촉이 많은 길고양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는 기능도 있다"며 "길고양이와 사람 모두를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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