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많다. 급하고 다혈질, 직설적이다. 속정이 있다.'
부산 토박이의 성격 특성을 다룬 부산 옛 자료에 나오는 일부 내용이다. 앞은 서울 토박이에 대한 부산 토박이의 특징이고, 가운데와 뒤는 각각 경북 토박이와 호남 토박이와 비교된 부산 토박이의 특징을 나타냈다.
부산 토박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아닌 만큼, 부산 시민 모두에 미뤄 일반화하기 어렵겠지만 부산 사람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참조 자료는 될 만하다. 특히 부산의 정치인이나 지도자의 행태를 짐작하는 나름 잣대도 될 터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김해신공항 재검증 작업을 둘러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총리실 압박 행태는 한마디로 할 말을 잊게 하고도 남는다. 이들은 이미 총리실이 거듭 밝힌 재검증 기준 외 '경제'와 '정책' 측면의 판단도 잣대로 제시했다.
이미 부울경은 지난 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안을 꺼내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마저 무시했다. 억지로 총리실에 이를 떠안기더니 '정무적 판단'을 배제하고 '기술적 쟁점'만 맡을 것을 천명한 총리실을 또 흔드는 꼴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움직였던 부울경의 지난날을 새기면 이들은 '급하다' 못해 아예 속도계를 떼고 달리는, 제동장치 없는 차와 같다. 그러나 부산 주축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옹호 세력의 거침 없는 행보에는 초조함이 엿보인다.
이런 돌발의 비정상적 행태는 대통령의 지지도 변화, 심상찮은 민심의 흐름 등을 따진 초조함의 결과를 방증하는 역설이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바라는 결론을 내려 결국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나서고 싶을 것이다. 총리실 압박 공세는 그런 배경을 감안하면 이해되지만 불공정하고 오만한 발상이다.
이들 지도자의 행보는 같은 부울경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은 과거 노무현 정부가 바랐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나 지금 문재인 정부가 외치는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의 사회와 동떨어지고 어울리지 않는다.
부울경의 총리실 압박은 그들이 기댄 문 정부에 되레 짐일 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논란으로 힘겨운 문재인 대통령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지금 부울경은 비록 초조하겠지만 자중에 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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