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상여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퍼져 학생들이 쓰러지거나 두통과 매스꺼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가는 사달이 벌어졌다. 오전부터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관·경찰관 등이 출동해 8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을 병원으로 옮겼는가 하면, 유해성 악취로 인한 학생들의 고통이 오후까지 계속되자 전교생을 귀가 조치했다.
학생들은 아침 등교 시간 때부터 운동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한다. 특히 흐린 날씨나 습한 기온에는 냄새가 더 고약해진다며 걱정스러운 표정들이다. 그런데도 교육청과 환경행정 당국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뿐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경상여고의 가스 소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재작년 가을에도 학생들이 악취를 호소한 적이 있다.
이렇게 2년 동안 18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관계 당국은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한 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교육청이 이 학교에 2중창을 설치하고 130여 대의 공기 순환기와 청정기를 보급했는데도 강당에까지 유해 가스가 스며들었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발생한 구미공단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도 작업 노동자의 실수가 직접 원인이었지만, 회사 경영진의 안일한 생각과 당국의 허술한 관리, 그리고 자방자치단체의 재난 사고 초동 대처 미흡이 문제를 키웠다. 지난해 겨울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생 10명이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펜션의 일산화탄소 누출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총 574건의 가스 사고가 발생해 61명이 사망하고 524명이 부상을 입었다. 학생이나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많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대구는 지하철 가스 폭발 참사라는 엄청난 트라우마를 지닌 도시이다. 원인을 모르겠다며 팔짱을 끼고 있을 일이 아니다. 만약의 화학 재난 사고에 대비한 철저한 안전 점검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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