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검사했다더니 운동장에서만 실시…환기 잘 되는 개방장소 시료 채취 객관성 떨어져
오염원 관리 미흡도 문제…환경청, “실시간 이동형 점검차량 도입하겠다”
지난 2년 동안 반복되는 대구 경상여고 악취 사고(매일신문 3일 자 1·6면)는 교육·환경·행정 당국의 수박 겉핥기식 대처로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관계기관들은 "원인을 찾지 못한다"고 했지만, 근본 원인 규명에는 손을 놓고 문제가 발생할 때만 땜질식 처방만을 해왔다는 것이다.
3일 대구시교육청과 북구청에 따르면 경상여고 악취 민원이 처음 불거진 2017년 9월 이후 북구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복합악취포집조사'를 의뢰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5월 31일부터 같은 해 11월 12일까지 모두 23회에 걸쳐 복합악취 검사를 진행했는데, 모든 검사에서 적합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해당 검사는 경상여고 운동장에서만 일시적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환기가 잘 되는 개방된 장소에서 악취포집을 하면 객관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며 "이럴 경우 바람 방향, 증언 등을 고려해 악취가 나고 있는 시점에 포집하는 방안을 고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악취가 건물 내부 등 곳곳에서 발생한다. 바람 방향에 따라 냄새 나는 장소가 달라졌다"고 수차례 호소했지만, 다각적인 원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무인자동 악취포집 시스템 등을 통하면 상시 조사도 가능하지만 이런 시도도 하지 않았다.
학교 인근에 위치한 3공단 오염원 관리도 허점을 드러냈다. 다양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영세업체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지만 악취를 확인할 설비는 없다. 서구 염색공단의 경우에는 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지정악취물질을 측정하는 설비가 10개 설치된 것과 대조적이다.
대기 오염 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거나, 시설을 훼손하는 등의 불법 행위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북구청의 점검에 따르면 2017년 498곳 중 66곳, 2018년 251곳 중 22건, 올 8월까지 185곳 중 11건의 위반이 적발됐다.
눈에 띄지 않는 오염원 배출 행위가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북구청은 "민원이 발생하거나 신규 사업장에 대해서만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동원 가능한 모든 장비와 역량을 동원해 원인부터 밝혀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태관 계명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냄새가 발생하는 지역 인근 전체에 격자법을 적용해 진행한다면 원인 분석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난 7월 계속되는 악취로 홍역을 치렀던 인천 송도 지역의 경우 현재 격자법과 실시간 악취 분석 차량을 통해 원인을 찾고 있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대기오염 이동측정차량을 투입해 3공단에 대한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겠다"며 "의심 업체를 찾아내 최대한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명했다.
대구시교육청도 "인근 지역에서 악취 원인을 적극적으로 밝혀 모두 제거할 수 있도록 예산 및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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