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각장 굴뚝이 도청 신도시 랜드마크는 아니다

입력 2019-08-27 06:30:00

경북도청 신도시 쓰레기 소각장에 준공을 앞둔 100m 높이의 전망대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의 대상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이 전망대는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즉 쓰레기 소각장의 굴뚝이다. 여기에 108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 홍보관과 별자리 관측시설, 북카페 등을 갖춘 전망대를 만들고 있다.

따라서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오른쪽에 우뚝 선 이 구조물의 전망대는 도청 신도시와 인근 자연 풍광을 조망하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휴식 공간과 학생들의 친환경 교육 장소로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나아가 2021년 말 환경에너지타운에 들어설 수영장, 찜질방, 헬스장, 암벽등반장 등 편익 시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며 명물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쓰레기 소각장 굴뚝을 전망대로 활용하려는 역발상이다. 경북도 관계자의 말마따나 '굴뚝의 대변신이자 발상의 전환'이다. 공감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이것을 경북도청 신도시의 랜드마크로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청 신도시의 랜드마크는 웅도 경북의 새 시대 개막에 부응하고 명품 신도시를 지향하는 경상북도의 문화적 특성과도 상응해야 한다. 굴뚝 하나 세워 놓고 랜드마크 운운하는 것은 촌극에 다름 아니다.

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탑은 도시의 상징 타워로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도 그렇다. 건립 당시 흉물스러운 탑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파리의 에펠탑이 후일 프랑스를 상징하는 철탑이 된 사례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에펠탑은 현대성의 아이콘으로 우아하고 단순한 미학적 가치가 시대적인 감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경북도청 이전과 신도시 조성은 웅도 경북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신도시의 상징물은 경북의 정체성과 경북민의 자존심을 담은 규모 있고 예술성 있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서둘러 규정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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